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당내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모병제 전환’ 주장에 대해 “당에서 당분간 공식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원내대표는 8일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모병제 전환을 공식 논의한 적이 없었고 오늘도 개인 의견이 피력된 수준”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원내대표가 신중론을 폈지만, 민주연구원과 당 청년위원회는 모병제를 총선 공약으로 올릴 계획이다. 당 지도부와는 온도차가 상당한 모습이다. 이날 민주당 아침 회의에서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모두 ‘모병제’에 관한 공개발언은 하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당분간 모병제를 공식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재차 논란을 일축했다.
민주당이 20대 남성의 표심을 공략할 모병제 논의를 시작해 총선을 겨냥, 여론을 떠본다는 분석에는 “정치인들이 자기의 정치적 책임을 갖고 하는 이야기를 여론 떠보기로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모병제에 관한 당 차원의 의견수렴 여부에는 “그런적 없고, 당 정책위원회에서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답했다. 비공개 당정 협의에서 모병제 논의가 나왔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했다.
20대 남성 표심을 잡을 민주당의 ‘모병제 전환’ 논의는 이슈의 중심에 섰다. 징집인력 부족에 대응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주장과 총선용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비판이 대립하고 있다.
전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국방부는 모병제에 대한 검토를 한 것은 없다고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진화했지만 관심이 뜨겁다. 야당은 반발하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이 모병제를 불쑥 띄운 것은 한마디로 표장사나 해보겠다는 정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모병제 전환 논의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이견이 터져나왔다. 당론이 아니다보니 당내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병제 전환은 개헌사항으로, 현재 상황에서는 시기상조다”라며 “병역 의무는 국민의 기본 의무로 영토 보전을 위한 핵심으로, 모병제 전환 논의는 대단히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모병제 총선공약을 주장한 장경태 민주당 청년위원장이 공개발언을 통해 김 최고위원의 의견을 반박했다. 장 위원장은 “모병제는 이제 우리 사회가 고민하고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인구절벽으로 징집 자체가 어려운데다 직업군인의 수가 늘면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필요성을 제기했다. 민주당 총선기획단 위원인 장 위원장은 모병제 전환 논의를 총선기획단 의제로 올려 총선 공약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에대해 김해영 최고위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재반박했다. 그는 “개인적 의견”이라고 전제한 뒤 “총선공약으로 모병제를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재차 소신발언을 내놓았다.
모병제 논의를 두고 청년위원장이 반박하는 모양새가 된 것에 대해선 “장 위원장이 비공개회의 멤버가 아니어서 발언하는 줄 몰랐다”고 설명했다. 모병제 관련 발언에 대해 당 대표 등이 언급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특별한 것은 없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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