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내부서도 찬반의견 분분… 김해영 “시기상조” 장경태 “검토해야”
이인영 “공식논의 할 계획 없다” 일축
나경원 “포퓰리즘” 윤상현 “전환할때”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꺼낸 ‘모병제’ 카드를 두고 정치권 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20대 남성 표심 잡기용’이란 비판이 거센 가운데 야당뿐 아니라 민주당 내에서도 찬반이 분분하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8일 확대간부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모병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이야기할 단계조차 아니다”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전날 민주연구원은 “인구절벽 시대에 대비해 단계적 모병제로 전환해 정규군 규모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정책브리핑을 발표했다. 이 원내대표는 “당에서 공식 논의를 한 바가 없다”며 “당분간 공식적으로 정리하거나 논의할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 원내대표는 부인했지만 모병제 논쟁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날 민주당 회의에선 김해영 최고위원과 장경태 전국청년위원장이 서로 정반대 의견을 내놨다. 김 최고위원은 “모병제 전환은 개헌 사항으로, 시기상조”라고 했다. 그는 “세계 유일 분단국가이고 군사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는 엄중한 안보 현실에 비춰 볼 때 섣부른 모병제 전환은 국민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며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격차사회에서 모병제로 전환될 경우 계층 간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도 했다.
반면 장 위원장은 “인구절벽 가속화로 징집제가 유지되기 어렵다”며 “지금의 전쟁은 사람 수가 아닌 무기로 하는 것”이라며 군 전투력 약화 가능성 주장을 반박했다. 당 총선기획단 위원인 장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기획단에서 논의를 진전시킬 것이냐는 질문에 “검토하고 전략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야권은 ‘총선용 포퓰리즘 공약’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내부적으론 의견이 갈리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집권여당이 모병제를 불쑥 띄운 건 한마디로 표 장사나 해보겠다고 던져보는 정책”이라고 했다. 반면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문제는 보수와 진보를 넘어선 초당파적 이슈”라며 “지금의 징병제로는 숙련된 정예 강군을 만들 수 없다. 핵심 전투병과부터 직업군인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의 논란에 대해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국방부나 병무청 주도가 아닌 특정 정당 싱크탱크에서 꺼낸 이야기라는 점에서 총선용 공약이라는 점을 부인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모병제로 전환한다면 급여 문제는 물론 훌륭한 자원을 어떻게 군으로 유입시켜 어떻게 커리어를 관리할 것인지 등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한데 너무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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