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보따리 장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도 그런 행위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 그뿐만 아니라 개인고객 정보를 팔아먹는 등 많은 위법 행위를 하지 않았느냐.”(신 의원)
20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기업인 9명이 대거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국감이 아니라 ‘기감(기업감사)’”이라는 말이 나왔다.
○ 재탕에 그친 ‘기업 국감’
이날 공정위 국감에는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 소셜커머스 업체 임원 등 기업인을 포함한 11명이 일반인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장환 한국 암웨이 사장 등 기업인 3명은 개인적인 사유로 출석하지 않았으며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이사의 출석은 24일로 미뤄졌다.
증인 채택 사유는 대기업슈퍼마켓(SSM) 편법 확장과 물량 밀어내기 등으로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상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장민상 농심 부사장에게 “최근 대리점에 마이너스 통장 개설을 본사 차원에서 강요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부사장은 해명을 하려 했지만 이 의원은 장 부사장의 말을 끊고 “왜 자꾸 엉뚱한 말을 하려 하느냐”며 “내가 (장 부사장을) 증인으로 불렀지 참고인으로 불렀냐”고 호통을 쳤다.
장석훈 위메프 이사 등 소셜커머스 ‘빅3’ 업체 관계자들은 국감장에서 4시간 넘게 대기했지만 3명을 합친 총 답변 시간은 1분도 되지 않았다. 4시간여를 기다린 장봉섭 현대아산 건설본부장의 답변 시간은 15초에 불과했고, 최태경 한성자동차 전무는 국감장에 대기하는 동안 질의를 한 차례도 받지 못했다.
의원 대부분이 이미 공정위의 제재를 받은 사안들을 다시 지적하는 데 그치거나 답변을 듣기보다는 호통 치는 데 급급해 국감을 ‘기업 길들이기’에 무리하게 이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날 일부 의원은 증언이 끝난 기업인들을 먼저 돌려보내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다른 의원들이 “의원들의 지적을 보는 것이 기업인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대하기도 했다.
○ “CD 금리 담합 조사결과 조만간 발표”
오전 국감에서 답변에 나선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시중은행들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여부와 관련한 증거를 많이 확보했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2012년 7월에 대대적으로 시정 조치한 CD 금리 담합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올 8월 시중은행들을 상대로 현장조사를 벌인 바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의 약 34.8%인 411조3000억 원이 CD 금리나 코픽스 금리에 연동돼 있다. 은행들이 담합을 통해 금리를 1%포인트만 높게 조작해도 대출자들은 4조 원의 금리를 더 내야 한다는 뜻이다.
노 위원장은 또 10월부터 공공기관들의 일감 몰아주기 등 불공정거래에 대해 과징금 부과 등 제재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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