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나온 폴크스바겐 “신뢰 저버린 점 사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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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법인 사장 국감증인 출석

독일車 한국법인 CEO들 한국 국감서 선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왼쪽부터)이 8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이들은 국감에서 독일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파문’ 관련 질의를 받았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독일車 한국법인 CEO들 한국 국감서 선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왼쪽부터)이 8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이들은 국감에서 독일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파문’ 관련 질의를 받았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폴크스바겐과 아우디의 한국법인 사장들이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논란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고개 숙여 사과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 대한 피해 보상 방안 등 향후 이뤄질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8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과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기 앞서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했다. 이날 쿨 사장, 타머 사장 외에도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쿨 사장은 “디젤 엔진 배기가스 조작으로 고객들의 신뢰를 저버린 점을 사과한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근 사태에 대해 상세히 파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머 사장도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의원들은 폴크스바겐 등의 배출가스 조작을 ‘사기 행위’로 규정하고 강도 높게 질타했다. 이윤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독일 차 업계가 한국 국민의 독일 기업에 대한 신뢰를 저버렸다”며 “최근 밝혀진 부도덕한 사태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을 바란다”고 질책했다. 이현승 새누리당 의원도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은 사기 행위에 해당하는 범죄”라며 “문제의 디젤 엔진이 탑재된 차량 11만여 대를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직접 보상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폴크스바겐 사태뿐 아니라 비싼 수리비와 미흡한 사후 서비스 등 수입차 업계에 지적돼 온 관행들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변재일 새정치연합 의원은 “수입차의 보험료가 국산차의 2배가 넘고, 수입차 부품 값도 국산차의 최대 4.6배에 달한다”며 비용이 비교적 저렴한 국산 부품을 수입차 수리에도 사용하도록 하는 ‘대체부품제도’ 도입 등을 촉구했다. 이윤석 의원은 “국내 외제차 영업사원(딜러)들은 100만 원 미만의 기본급을 받고 있어 생활고에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며 “외국 자동차 회사의 한국인 직원에 대한 착취도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사장은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쿨 사장과 타머 사장은 한국 소비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피해 보상 방안 등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는 “아직 본사의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거나 “한국 환경부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방안을 발표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김상희 새정치연합 의원은 “폴크스바겐은 대기를 오염시키는 유해가스 배출량을 조작해 차량 구매자뿐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건강을 위협했다”며 환경오염에 대한 보상 방안을 물었다. 하지만 쿨 사장은 “정부의 조사가 끝난 후 가능한 조치를 발표하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또 폴크스바겐 차주들이 리콜을 받을 경우 연료소비효율이 낮아질까 봐 리콜을 회피할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쿨 사장은 “본사에서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정상화하면서도 연비가 낮아지지 않게 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김 사장과 타머 사장만 참석해 비싼 수입차 수리비에 대한 질문 몇 개와 응답만 오간 채 15분 만에 싱겁게 끝났지만, 올해에는 오후 4시 35분부터 약 1시간 40분간 질의가 이뤄졌다.

천호성 thousand@donga.com·김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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