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시절 ‘국보’로 불렸던 선 감독은 이날 국정감사 증인석에 섰다. 올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 혜택을 받게 된 야구대표팀 선수 선발 과정에서 청탁이나 비리가 있었는지를 묻는 자리였다.
국가대표팀 감독을 둘러싸고 국감이 시끄러웠던 적은 과거에도 있었으나 감독이 직접 국감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5년 요하네스 본프레레 축구 대표팀 감독이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을 9개월여 앞두고 물러났을 때도 일부 의원들이 너무 촉박하게 감독을 바꾸었다며 대한축구협회 임원들을 국감 증인으로 세우려 했다. 당시 축구계는 “감독 선임은 축구인들의 몫이지 정치인들 몫이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결국 국감에서 축구대표팀 감독 교체 문제는 다루지 않았다.
그러나 병역 문제가 연루된 이번엔 분위기가 달랐다. 팬들의 거센 비난에 선 감독이 증인석에 서는 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과는 달리 의원들은 허술한 질문으로 일관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선 감독이 아마추어 선수를 뽑지 않은 이유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아닌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연봉을 받기 때문이라고 하자 선 감독은 “아마추어와 프로 선수의 실력 차는 크다. 아마추어 선수를 뽑았다면 논란이 더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의원이 “판공비가 무제한이라는 증언이 있다”고 하자 선 감독은 “전혀 아니다”며 황당함에 오히려 웃었다. 연봉 2억 원의 선 감독이 집에서 TV로 매일 프로야구 5경기를 보며 선수들을 체크한다고 하자 너무 편한 감독 아니냐는 문제로 옥신각신하기도 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통산 성적이 더 좋은 선수가 있는데 뽑지 않은 이유를 묻자 선 감독은 “선수 선발은 통산 성적이 아니라 선발 당시 컨디션이 문제”라고 일축했다. 선 감독은 “국민 정서와 청년들의 감정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선수 선발 과정에 의혹이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답답증을 풀지 못한 팬들은 선 감독의 주장에 거듭 의혹을 표시하면서 의원들의 준비 부족을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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