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안 갚고 해외이민 10년간 2345명…4271억원 ‘먹튀’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19일 11시 52분


지난 10년간 20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4000억원대의 국내 금융기관 채무를 갚지 않고 해외로 이민을 가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총 2345명이 국내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갚지 않고 해외로 이민을 갔다.

이들의 채권액은 총 4381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회수에 성공한 금액은 164억원(4%)에 그쳤으며 나머지 4217억원(96%)은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2016년부터는 회수 실적도 전무한 실정이다.

연령대별 채무액은 50대가 163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161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전체 채무액의 7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에 대해 캠코는 “공사는 채무관계인의 발견재산에 대한 법적조치 등을 통해 채권회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일단 채무자가 해외로 이주하면 해외 거주 주소를 파악하기 힘들고 국외 거주자의 해외 재산 파악 및 강제집행은 국내법 적용에 따른 한계로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국외이주 관련 법규에는 금융기관 빚을 갚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규정이 없고 외교부에 해외이주를 신고한 후 1년 이내에 출국하도록 하는 규정만 있다.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출국 직전 개인신용정보도 조회할 수 없어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금융기관에 채무가 있으면서도 해외로 이민을 나가는 채무자들의 경우 채권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고액 채무자들의 경우 해외 재산은닉을 통한 채무 고의 회피 등 범죄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관련 법령의 정비를 통해 국가재정 손실 및 금융기관 부실채권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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