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비서관 출신 감사원 사무총장 임명 ‘독립성 훼손’ 논란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22일 16시 43분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는 감사원 요직에 청와대 파견 경험이 있는 인사가 재차 임명돼 독립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야당의 질타가 빗발쳤다.

감사원은 지난 8월 차관급인 사무총장에 김종호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임명했다. 김 사무총장은 감사원 국장으로 재직하다 지난해 5월 청와대 비서관으로 파견돼 근무한 바 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감사원 최고의 요직, 감사원의 꽃은 사무총장이라고 한다. 김 사무총장은 청와대 공직비서관으로 있다가 감사원으로 갔다”며 “감사원을 청와대에 하부기관으로 전락시키는 매우 부족절한 인사”라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그러면서 “이런 사람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하면 국민과 국회의원은 국민을 위한 감사원이 아니라 권력을 위한 감사원, 정권에 아부하는 감사원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김 사무총장 인선에 대해 “감사원에 오래 근무해 왔고 내부평가와 업무 역량, 경력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갑윤 한국당 의원은 “2015년부터 2018년 10월까지 청와대에 파견됐다가 승진한 사람이 10명(53%)”이라며 “감사관들이 청와대 줄 대기에 급급하고 본인 업무에 소홀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을 언급하며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파견됐다가 감사원에 돌아가서 사무총장을 하고, 지금 KAI 사장으로 갔다. 현 사무총장도 청와대에 갔다가 승진해서 현재 사무총장으로 왔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이에 “청와대에 파견됐다는 사유만으로 승진에 있어 특별한 이익을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런 의혹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고,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은재 한국당 의원은 “당시 감사원장에게 김 사무총장을 추천한 이가 누구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김 사무총장 임명과 관련한 감사위원회 회의록과 청와대에 낸 임명제청 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여당은 감사원 직원의 청와대 파견근무와 감사원 독립성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원 고위공무원이 청와대에 1년동안 가서 근무한 것으로 청와대 인사라고 하는 건 지나치다”며 “감사원의 독립성은 청와대 근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감사원장과 사무총장이 독립성을 얼마나 보장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감사원 뿐 아니라 전 부처의 문제”라며 “능력 있는 사람들이 청와대에서 근무하고 진급하는 건데, 마치 청와대에 갔다 오면 진급한다는 건 아닌 것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원장은 “감사원이 국민의 신뢰를 많이 더 쌓아야 한다. 그러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종호 사무총장도 “여러 의원들의 우려를 고려해서 지켜봐주면 오해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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