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리인상 전향적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3일 03시 00분


국감서 11월 인상 가능성 시사
與 “박근혜 정부서 금리인하 압박”… 野 “현정부 총리-장관이 인상 요구”
한은 독립성 놓고 기재위 공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총재가 국회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총재가 국회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실물경기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는다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이 총재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18일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신중히’라는 문구를 삭제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에 앞서 금통위는 그동안 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유지해 온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던 문구 가운데 ‘신중히’라는 표현을 뺐다. 이를 두고 금융시장에서는 다음 달 30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이날 이 총재가 이를 공식화한 셈이다.

다만 그는 “(미중 무역전쟁 등) 여러 리스크 요인이 있는데 그걸 다 보고도 경기와 물가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이전 발언이 시장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신호를 준 것이냐는 물음에 “여건만 된다면 금리 인상 쪽으로 가겠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감에서 여야는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독립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한은에 금리 인하를 노골적으로 압박했다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은 오히려 현 정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요구했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금통위는 정부의 압박에 따라 금리를 조정하는 식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며 “저부터도 금통위원의 판단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어떠한 압력도 행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 여당의 금리인상 압박 발언에 대해서는 “시장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며 “아무리 소신 있게 결정해도 믿어줄까 하는 걱정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금리인상#이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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