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253석-비례 47석 현행유지, 30석만 연동형… 석패율제는 제외
한국당, 필리버스터로 저지 나서
與, 쪼개기 본회의… 26일 표결할듯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1’ 협의체가 23일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법안 수정안에 최종 합의한 뒤 이 중 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기습 상정됐다. 한국당은 격렬히 항의하며 선거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쪼개기 본회의’로 대응하며 정면충돌했다.
4+1(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는 이날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을 현행대로 유지하면서, 비례대표 30석(의석수 상한선·캡)에 대해서만 정당득표에 연동해 의석을 배분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연동률 50%)를 적용하는 선거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이 합의안을 2016년에 치러진 20대 총선 당시 각 당의 지역구 당선자 수와 정당 득표율에 적용하면 총 의석수는 민주당은 123석에서 114석, 새누리당(한국당)은 122석에서 111석으로 줄어들고, 국민의당(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은 38석에서 52석으로, 정의당은 6석에서 12석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당은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회기결정의 건은 물론이고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고 300여 개의 모든 예산부수 법안에 대해선 수정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문희상 국회의장은 본회의에서 한국당이 신청한 회기결정의 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민주당 등 4+1 협의체는 12월 임시국회 회기를 25일까지로 정하는 회기결정의 건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더니 문 의장은 오후 9시 40분경 갑자기 민주당이 제출한 의사일정 변경 동의의 건을 표결에 부친 뒤 4+1 협의체가 마련한 선거법 개정안 수정안을 4번째로 바꿔 기습 상정했다. 이날 회의 안건 중 선거법 개정안은 27번째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의장석으로 뛰어가 “역사의 죄인” “날강도”라고 항의한 뒤 주호영 의원부터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2016년 2월 민주당이 테러방지법을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사용한 지 3년 10개월 만이자 2012년 국회선진화법이 입법될 때 필리버스터가 다시 도입된 후 두 번째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장기 집권을 위한 반민주 악법을 결사 저지하겠다”고 했다.
선거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임시국회 만료 시점인 25일 밤 12시에 종료된다. 민주당 등 4+1 협의체는 이르면 26일 새 임시국회의 본회의를 열어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이날 오후 늦게 제출했기 때문에 국회법에 따라 72시간 뒤인 26일 오후에야 본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최우열 dnsp@donga.com·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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