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17일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전날 북한에서 치러진 한국과 북한의 월드컵 예선전 경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초유의 무(無)관중 경기를 진행한 것을 공정하다고 평가한 것. 한국의 응원단 입국을 허용하지 않은 북한이 자국 선수단이 유리하지 않도록 북한 응원단도 입장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라는 취지다.
곧 이어진 질의에서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북한을 비판해야 하는 것 아니냐. 대단히 실망했다 정도는 이야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다시 답변하라”고 다그치자 김 장관은 뒤늦게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북한에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해야 한다”며 공세를 펴자 김 장관은 “우리 축구 선수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축구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런 부분에 대해 통일부 장관으로서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유감 표명과 사과 요구에 대해선 “축구 경기 자체에 대해 의견을 표시하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북한이 경기 중계를 허용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북한이 사실은 거액의 중계권료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남북관계 소강 국면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김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월 25∼27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과 관련해 “아주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다”며 “지금은 그에 대한 구체적 협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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