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15일 펼쳐진 남북 남자 축구대표팀 간의 평양 경기에 대해 “아주 (크게)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평양축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박 의원은 “통일부는 진보적으로 접근해야 되지만 국방부는 보수적이어야 한다”며 “그래야만 상호간 균형이 맞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장관은 “정말 남북이 온전하게 만나서 평화를 누리면서, 그런 것도 같이 축제분위기로 하자는 차원에서 국방부도 정부의 평화 프로세스를 진행하는건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그게 잘못됐다고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남북군사합의 등) 국민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한 조치들에도 북한이 적반하장이라는 심정인데, 이해하느냐”는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의 질의에도 “예”라고 답변했다.
남북의 평양 경기는 지난 1990년 이후 29년 만에 평양 땅에서 열린 남자 대표팀 경기로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지만 관중 없이, 중계 없이, 기자단 없이 치러져 깜깜이 경기란 비판을 받았다.
경기 후 지상파 3사는 녹화중계라도 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화질이 나쁘고 방송용으로 사용하기 부적합하다는 판단하에 무산됐다.
평소 축구를 좋아하고 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정 장관은 정부의 남북 평화 프로세스를 국방장관으로 성실히 뒷받침하면서도 정치색이 배제된 스포츠 경기에서 북한이 한국을 향해 일삼은 ‘갑질’에 대해선 옳지 않다는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이와 함께 지난달 24일 서울에서 시작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과 관련해 “큰 틀에서 한미동맹이 지속적으로 상호 윈윈(win-win)하게 하면서 좋은 방향으로 협상이 잘 될 수 있도록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1차 SMA 협상은 미국이 한국에 10차(1조389억원) 때의 6배에 가까운 50억달러(약 6조500억원)를 요구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면서 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실제로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한국에 기대하는 분담금 규모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 액수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 장관은 “한미동맹이라는 큰 틀에서 봐야 한다”며 “7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우리 평화와 지역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주한미군의) 기여도, 그리고 우리가 정치적으로 민주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미국에서 많은 기여를 해줬기 때문에 그런 것을 다 포함해서 미래 발전 방향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지금 정부에서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또 “지금 일선에서 나오는, 예를 들면 50억달러라든지 이런 액수는 확정된 게 아니다”라며 “미국의 방위 기여도를 어느 정도를 보고 있는지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보고 있으며 주한미군지위협정(SOFA)과 SMA에 나와 있는 것을 꼼꼼하게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