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패트법안 상정 불발]“아들 공천 위해 노골적 편들어” 주장
의장실 항의 방문… 고성 오가기도
文의장-홍남기 등 직권남용 檢고발
14일 광화문서 장외투쟁도 재개
“조국에 이어 문희상까지 좋은 거는 다 자기 자식 물려주겠다고 정치판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것 아니냐. 이게 공정 사회냐.”
더불어민주당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 상정에 항의하며 사흘째 국회 연좌농성 중인 자유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문희상 국회의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문 의장의 선택에 따라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의 향방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문 의장이 아들 문석균 씨에게 지역구(경기 의정부갑)를 물려주기 위해 민주당 편을 들고 있다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문 씨는 내년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국당은 13일부터 “부자세습 NO” “아빠찬스 OUT” 등 문 의장을 공격하는 문구로 투쟁 현수막을 교체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입법부 수장으로 중립의무를 지켜야 할 국회의장이 (자기) 아들의 출세를 위해 민주당의 선봉대 역할을 한다는 게 역사에 어떻게 남을지 국회의원으로서 참으로 부끄럽다”며 “민주당의 충실한 입법 청부업자 노릇할 거면 당장 의장 사퇴하고 복당해 세습정치에 올인하라”고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오전 회의 직후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했으나 언쟁이 오가며 의장실 안에서는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한국당이 ‘문희상 때리기’에 집중하는 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범여권의 패스트트랙 처리를 저지하려는 전략이 통하려면 의사 운용에 관한 전반적인 권한이 있는 국회의장의 협조가 필요해서다. 한국당 관계자는 “국회의장이 노골적으로 민주당 편들기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아들의 세습 공천 문제를 계속 걸고넘어질 것”이라고 했다. 문 의장이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하지 않으면 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한다는 입장이다. 또 문 의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 “내년도 예산안을 강행 처리했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12일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한국당은 원내 상황과는 별개로 14일 서울 광화문 도심에서 ‘문재인 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 규탄대회’를 열고 장외투쟁도 이어갈 방침이다. 15일엔 황교안 대표가 국회에서 직접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도 갖는다. 황 대표는 “국회에서 무기한 농성을 하면서 열두 척 배로 133척 왜선을 격파한 명량해전의 충무공도 생각했다”면서 “이기기 어렵지만 져선 안 되는 싸움이니 로텐더홀에 다 드러눕더라도 최후의 순간까지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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