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한국당’에 맞불을 놓는 격인 ‘비례민주당’ 가능성에 대해 일단 더불어민주당은 선을 그었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25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현재는 비례민주당을 만들 계획이 없다”며 “비례한국당 추진에 대해 꼼수라고 욕하면서 우리가 비례민주당을 만들 수 있겠느냐”고 일축했다.
앞서 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곧바로 ‘비례한국당’을 창당하겠다고 지난 24일 공식 발표했다. 비례대표 후보만 내는 위성 정당을 만들어 군소 정당에 뺏길 연동형 비례대표를 가져와 의석수를 지킨다는 계산에서다.
설마 했던 여권에도 위기감이 급습했다. 민주당도 내부적으로 ‘비례민주당’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창당론’까지 흘러나왔다. 전날 민주당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민주당이 비례당을 안 만들면 한국당이 거의 반을 쓸어간다’는 당 관계자의 문자 메시지를 읽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비례민주당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비례민주당’이 없다는 가정 하에 ‘비례한국당’만 만들어질 경우 비례한국당이 31석까지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이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뉴스1에 “한국당이 비례정당을 창당하면 과반 의석까지도 가져갈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두고 의견을 주고받은 것은 맞지만, 비례민주당 창당을 검토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당내에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적 역풍이 너무나 명확한 ‘꼼수’를 집권여당이 실제로 쓸 수 있겠느냐”고 설명했다. 선거법 개정안 원안보다 후퇴한 ‘누더기’ 수정안이 올해를 단 일주일 남겨두고 도출된 데 대해 이미 여론이 두동강난 상황에서, 여당마저 ‘위성정당’ 꼼수를 쓰기는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집권 후반기 동력을 위해서라도 총선에서 안정적 의석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결기’도 상당하다.
앞서 지난 23일 민주당을 포함한 4+1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가 의석 수를 현행(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대로 유지하되 연동형 비례대표를 30석 두는 선거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강행 처리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2박3일간 진행 중이다. 이와중에 비례한국당이 공론화되면서 민주당도 내부적으로 대응논의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례한국당이 실제 만들어질 경우 내년 총선 의석수 변화를 두고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등 기민하게 대응 중이다.
한국당이 비례한국당을 만들면, 지난 20대 총선 결과와 최근 지지율 어느 것을 대입해 계산하더라도 의석수에서 손해를 보지 않거나 이득을 볼 수 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의 정당득표율을 기준으로, 이번 선거법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면 비례한국당의 의석수는 23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의 지난 20대 총선 지역구 의석수(105석)와 합치면 한국당과 비례한국당의 의석수는 총 128석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 지지율(리얼미터 조사)과 지역구 의석수를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엔 비례한국당이 31석(0석+25석+6석)을 얻어 한국당과 비례한국당의 의석수를 합칠 경우 122석에 달한다. 현재 한국당 의석수는 108석이다.
이를 저지하기 위한 맞불 성격으로 비례민주당이 만들어질 경우, 집권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한국당이 의석수 확보를 위해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했던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스스로 무력화했다는 거센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박지원 대안신당(가칭) 의원은 “(민주당도 자유한국당처럼 위성정당을)안 만들 수 없다”고 비례민주당 출현 가능성을 점쳤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도 비례민주당을 창당을 검토한다고 하는 것은 결국 양당제의 그 모순을 다시 한 번 국민에게 노정하는 것”이라며 “군소정당이 비례로 진출을 해야 되는데, (비례민주당 등이 만들어지면)정의당이나 제가 속해 있는 대안신당 같은 경우에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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