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최순실 사단 막장 드라마
고영태 “정유라 강아지 맡았는데 집 비웠다고 난리”
고씨 “직접 옷 입어본 朴대통령 0.5mm가 안맞는다 자주 말해”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의 국정 농단이 만천하에 드러난 데에는 한때 그의 최측근이었던 고영태 씨(40)의 여러 폭로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래서 고 씨가 최 씨와 틀어진 이유를 놓고 그동안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7일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는 이와 관련된 서로 다른 주장이 나왔다. 고 씨는 그 이유를 묻는 의원에게 ‘최 씨의 안하무인적인 태도’를 꼽았다. 하지만 이날 함께 청문회에 나온 차은택 씨(47·구속 기소)는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최 씨가 2014년 말 고 씨의 집에 찾아가 물건과 돈을 가지고 나왔다”며 “그 돈이 (서로) 자신의 돈이라고 주장하면서 싸움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차 씨가 말한 두 사람의 다툼은 고 씨가 TV조선을 찾아가 최순실 의상실 폐쇄회로(CC)TV 영상과 자료를 제보한 시기와 맞물린다.
하지만 고 씨는 이를 부인했다. 그는 오전 청문회가 끝난 뒤 국회 매점에서 점심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채널A 기자 등과 만나 최 씨와 사이가 멀어진 구체적인 이유를 털어놨다. 고 씨는 “당시 최 씨의 부탁으로 정유라(최 씨의 딸)가 키우던 강아지를 맡았는데 운동을 다녀오느라 집을 비우고 이틀간 연락을 받지 못했다. (최 씨가) ‘강아지를 빨리 안 준다’고 문자를 보내고 ‘빈집에 방치했다’며 난리를 치면서 싸우게 됐다”고 밝혔다. ‘돈 때문에 싸웠다’는 차 씨의 주장을 부인한 것이다.
고 씨는 최 씨의 고압적인 태도에 대해서도 “세상에 하나뿐인 캐릭터”라며 “누구든지 최 씨에게 일주일만 붙여서 일하게 하면 ‘내가 그동안 너무 편하게 일했구나’라고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고 씨에 따르면 보통 옷이 완성되면 의상실장이 청와대로 갖고 들어갔다. 대통령이 직접 입고 사이즈 등을 조정하기 위해서다. 이때 옷이 잘 맞지 않으면 박 대통령은 “0.5mm가 안 맞는다”는 표현을 자주 했다고 한다. 고 씨는 “도대체 0.5mm 차이를 어떻게 느낄 수 있겠느냐”며 “당일 (대통령의)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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