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7일 오후 3시 27분 ‘최순실 게이트’ 국회 청문회장에 검은색 점퍼 차림으로 얼굴을 가린 채 여성 교도관 2명에게 이끌려 입장했다. 이날 청문회 불출석으로 동행명령장이 발부된 최 씨 일가 증인 가운데 유일하게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장 씨는 이날 최 씨와 관련된 답변을 할 때 ‘최순실 이모’라고 표현하며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혜 지원 의혹을 받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관련해 “최순실 이모의 아이디어”라며 “이모가 만들라고 해서 지원서와 계획서를 만들어 여기 계시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줬다”고 말했다. 장 씨는 “저는 이모가 지시를 하면 따라야 하는 입장이다. 이모여서 거스를 수 없었다”고 했다. 삼성전자로부터 지원받은 16억 원 중 11억 원을 횡령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영재센터에 남은 잔액이 많고 제 혐의에 대해서는 액수가 틀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장 씨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 (2006년) 제 결혼식 때 뵌 적이 있다”면서도 2013년 대통령 취임 후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 씨와 박 대통령이 통화하는 것을 봤느냐’는 질문에는 “이모는 저와 차를 타고 갈 때도 통화를 할 때 라디오를 크게 틀거나 차를 세워서 내려 통화하기 때문에 누구와 통화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퇴임 후) 모시고 살겠다’고 이야기한 적 없느냐”고 묻자 “전혀 없다”고 했다. 장 씨는 연세대에 승마 특기생으로 입학한 것과 관련해 ‘본인의 실력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어머니(최순득 씨)한테 박 대통령이 (커터칼 피습 후) 집에 머물렀다고 들은 적 없느냐”는 질의에는 “집에 머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날 장 씨는 여야 의원들의 추궁에도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대포폰 사용 등 장 씨 관련 의혹을 제기해온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개인적으로 (나를) 미워하지 말라”고 하자 장 씨는 “꼭 뵙고 싶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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