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위원이 “쥐어박고 싶다”한 우병우 답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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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청문회]기자 왜 노려봤나 “질문 소리 커 놀란 것” 檢 조사실서 팔짱 “몸이 좋지않고 추워서”



 22일 최순실 5차 청문회에 출석한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뻣뻣한 태도를 보이다 주의를 받기도 했다.

 그동안 우 전 수석은 국회의 출석요구서 수령을 의도적으로 피해 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위원들이 “왜 도망 다녔느냐”고 따지자 우 전 수석은 “도망 다닌 적 없다”며 “11월 초 민정수석을 그만두자마자 언론 취재를 피해 서울과 지방 등 여기저기에 있었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숨는 자가 범인이다. 자신에게 현상금이 걸린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별 신경 안 썼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은 지난달 7일 당시 검찰에서 ‘황제 조사’를 받았다는 비판에 대해선 적극 해명했다.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이 “검찰에 출두하면서 기자가 질문하니까 왜 노려봤느냐”고 묻자 “굉장히 크게 질문해 놀라서 내려다봤다”고 답했다. 검찰 조사 도중 팔짱을 끼고 웃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일었던 부분을 두고는 “몸이 굉장히 안 좋았다. 계속 추워 일어서서 쉬면서 파카를 안 벗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효성그룹 사건의 수임료가 변호사협회에서 받은 신고명세서에는 신고가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우 전 수석은 묘한 미소를 지은 채 “수임료는 말씀드리지 않겠다”면서도 “수임 신고는 국세청에 하는 것”이라고 했다.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 유용 의혹을 놓고 “법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다”는 추궁에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빠져나가는 게 아니라 법인은 원래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청문회 도중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이 “자세를 바르게 하라”고 지적하자 우 전 수석은 “어떻게 할까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지금 여기가 부하 직원과 회의하는 민정수석실이냐”고 호통을 쳤다. 민주당 김한정 의원도 “내가 검사라면 그런 식으로 답변하는 피의자는 쥐어박고 싶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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