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특위 2시간 반 구치소 현장신문
“김기춘-우병우 모른다” 부인 일관… 재단 모금-인사 개입 의혹도 부정
“재산 몰수할수 있으면 하라” 반박… 안종범 “朴대통령 지시 따랐을뿐”
국정 농단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서울구치소 현장 신문이 우여곡절 끝에 26일 수감동 내 접견실에서 2시간 반 동안 이뤄졌다. 비슷한 시각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정호성 부속비서관에 대한 현장 신문도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진행됐다.
최 씨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 등 박근혜 정부의 주요 인사들에 대해 “모른다”며 부인으로 일관했다. 태블릿PC를 두고는 “2012년에 한 번 봤을 뿐이다. 집에서 주로 노트북을 쓴다. 태블릿PC는 쓸 줄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및 기업 모금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내가 낸 게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의혹, 정부 장차관 인사 개입 의혹 등도 모두 부인했다. ‘부정 축재한 재산이 있다면 국가가 몰수할 수 있다’는 특위 위원들의 말에 “할 수 있으면 몰수하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박 대통령과 정유라 씨 중 누가 더 걱정되느냐’는 질문에는 “딸이 더 걱정된다”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특위 위원들은 전했다. 또 한 특위 위원이 ‘국민들은 최 씨가 종신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최 씨는 “종신형을 받을 각오가 돼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안 전 수석은 각종 의혹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결정하고 지시를 내리면 (나는) 이행했다”고 밝혔다. 정 전 비서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박 대통령 행적에 대해 “관저에서 박 대통령을 직접 봤다”고 했다가 다시 “오후 2시 정도에 사태가 심각해진 것을 깨달았는데 대통령을 직접 대면했는지, 인터폰으로 대화를 나눴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고 말을 뒤집었다. 또 최 씨에게 ‘대통령 말씀자료’가 전달된 사실을 인정하며 “최 씨가 밑줄을 치면서 수정했다”고 인정했다.
이날 최순실 게이트 핵심 3인방에 대한 구치소 청문회는 당초 서울구치소 청사 3층 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최 씨 등은 ‘재판과 특검 수사’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고, 이에 국조특위 위원들은 2개 조로 나눠 최 씨,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을 각각 현장 신문했다. 국회의 ‘수감동 현장 신문’은 1989년 3월 국회의 ‘5공 비리특위’ 조사단이 서울 영등포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장영자 씨를 방문 조사한 이후 2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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