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4일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북한의 핵위협은 엄중하고 실체적인 위협임이 분명해졌다. 북한이 상당한 핵 능력을 갖추게 됐으며 북한의 비핵화가 그만큼 어렵게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류 후보자는 이날 민주통합당 박병석 의원 등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인사청문회 사전 답변서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히고 “따라서 앞으로의 비핵화 정책도 이런 북핵의 실체적 위협성을 바탕으로 수립되고 추진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외교안보통일 부처의 장관 후보자가 북한 핵 능력의 실체를 인정하면서 비핵화 정책을 짜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북핵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정책 방향이 ‘핵 개발 저지’에서 ‘(이미 보유한) 핵의 폐기’로 변화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류 후보자는 “다만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 보유는 인정할 수 없으며 이런 입장에서 대처해 나갈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류 후보자는 “(남북)대화를 재개하는 데 전제조건은 없다”며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형식에 연연하지 않고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남북대화를 재개하고 군사회담의 정례화 등 정치·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를 이행하겠다”며 “우선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순수 인도적 지원을 검토하면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 간 신뢰 구축,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남북 정상회담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지 않다고 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추진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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