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서울 핵 불바다’ 등 연일 대남도발 위협 수위를 고조시키는 데 대해 군 고위 관계자들은 7일 이렇게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무력도발을 해올 경우 그 원점과 지원세력은 물론이고 지휘세력까지 ‘발본색원’하는 맞불작전을 공언한 상태다. 과거에는 북한군이 도발해도 한반도의 정전협정을 준수하고 유지해야 하는 유엔군사령부의 처지를 고려해 대응을 자제했지만 이제는 자위권 차원에서 강력히 보복 응징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이나 백령도 등 서북도서를 겨냥해 모종의 군사도발을 할 경우 군은 전투기 함정 미사일 등 육해공군의 가용 전력을 총동원해 적 부대(도발원점)와 병참시설(지원세력)뿐만 아니라 황해도 4군단사령부(지휘세력)까지 응징한다는 방침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 도발 때 전투기를 동원한 보복 타격을 준비하고도 확전 우려로 중단한 사례를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다”며 “북이 또 도발해 온다면 그때와는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북한이 휴전선 인근이나 수도권을 겨냥해 기습 포격을 가할 경우 전방지역에 배치된 다연장로켓포(MLRS)와 미사일 전력으로 남측 피해 지역과 그 규모에 맞는 북한 지역을 타격하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북한 도발에 대한 이런 대응책에는 현실적 한계도 적지 않다. 제2차 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등 과거 북한의 연이은 도발 때마다 군은 “다시는 기습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장담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북한의 무력도발은 예측 불허의 수법으로 기습적으로 이뤄져 사전에 파악하기 힘들고, 초기 대응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방어자’인 한국군으로선 ‘한방 먹기’ 전에는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없는 원천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휴전선과 NLL 인근에 상당한 전력을 집중 배치한 북한군이 훈련을 가장해 예측불허의 도발을 감행할 경우 우리 군의 즉시 응징은 쉽지 않다. 천안함 폭침사건처럼 도발 주체를 확인하기 힘든 도발일 경우 군의 대응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군 관계자들은 토로했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기습 도발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 수립한 국지 도발 대비계획의 시행도 미군 당국의 최종 승인이 늦어지면서 계속 연기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미국 측이 ‘한국군의 공세적 대북 억제 방침이 확전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부담을 털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