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제재의 키를 쥔 중국이 3월 7일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결의 2094호를 엄격히 집행하라고 관련 기관에 지시해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3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2094호는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다.
23일 중국의 정통한 소식통은 “중국 외교부가 결의 2094호를 엄격히 집행하라는 통지를 상무부 국방부 공안부 해관총서 인민은행 등 중앙 부처에 보냈고 하부 집행기관에도 하달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해관 은행 등은 이미 실행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2094호는 과거 1718호(2006년), 1874호(2009년), 2087호(2013년) 대북 결의에서 촉구하거나 권고했던 제재 규정 중 절반 이상을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북한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이용될 수 있는 △무기와 그에 관련된 물품의 수출입 △타국으로의 금융 서비스와 대량 현금(bulk cash) 운송이 금지됐다. 또 △다이아몬드 등 귀금속과 요트 등 사치품 거래 금지 △육로 항공 선박으로 북한에 들어가거나 나오는 화물에 대한 검사 강화 및 의심 선박의 입항 제한 △북한 외교관의 면책특권을 활용한 불법 행위에 대한 감시 강화 등을 규정했다.
중국의 이번 결의 집행은 북한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중 교역은 북한 대외무역액(한국 제외)의 90%를 차지한다. 또 북한과 세계 각국의 금융 거래 역시 대부분 중국의 금융기관을 이용한다. 한국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중국은 북한의 안정이 비핵화보다 압도적으로 중요하다고 봤으나 북한이 3번째로 핵실험을 하고 안보리 결의가 나오자 태도가 바뀌었다”며 “중국은 이번 결의를 철저히 집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유럽연합(EU) 외교장관들도 22일(현지 시간) 룩셈부르크에서 회의를 열고 23일부터 안보리 결의 2094호를 실행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방미 중인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22일 국무부에서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만나 북한 핵문제 등을 논의했다. 우 대표는 회동 후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고만 말해 양측의 견해차가 작지 않음을 시사했다. 팡펑후이(房峰輝)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중국을 방문 중인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과의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4차 핵실험을 할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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