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속도내는 대북제재]北 4차 핵실험 이후
외교부 “중국측 사정으로 미뤄져”… 일각 “중국외교 공들여 왔는데
한중 소통 문제 있는 것 아니냐”… 中외교 “한반도 비핵화 지켜져야”
한중 외교수장 간 통화가 북한의 4차 핵실험이 실시된 지 이틀 만인 8일 저녁에야 성사됐다. 핵심 이해당사국인 중국과의 통화가 다른 주변국보다 오히려 더 늦어졌다. 한중 간 외교적 친밀도가 박근혜 대통령의 ‘톈안먼 망루 외교’ 등 화려한 외형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8일 오후 8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통화하면서 북한 4차 핵실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왕 부장은 통화에서 “중국은 일관되게 한반도 비핵화 실현, 한반도 평화와 안정 수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이 세 가지는 상호 연결돼 있어 어느 하나라도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하지만 왕 부장이 7일 오전(미국 시간)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통화한 것과 대비된다. 정작 당사국인 한국과는 하루가 더 늦어진 것. 외교부 당국자는 “윤 장관과 왕 부장이 원래 (미국보다는 빠른) 7일 오후 1시(한국 시간) 통화할 예정이었으나 중국 측 사정으로 연기됐고 이후에 일정이 조정됐다”고 말했다. 김장수 주중 대사가 6일 중국 외교부 신년 초대회에서 왕 부장을 만나 이미 협력을 당부했다는 설명도 했다.
한중 양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사이의 의사소통도 너무 늦었다.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8일 오후 4시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통화했다. 다른 6자회담 당사국인 미국, 일본, 러시아와는 핵실험 당일 통화를 끝냈다.
황 본부장은 6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오후 1시 30분),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일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오후 3시 40분),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태차관(오후 8시 30분) 순서로 통화했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는 따로 만났다. 하지만 한중 간에는 하오샤오페이(학曉飛) 주한 중국대사관 공사와 김건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의 국장급 통화로 대신했다. 우다웨이 대표,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가 모두 연말연시를 맞아 부재중이었다고 외교부가 설명했지만 한중 간 협의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자아냈다.
한중 외교 당국 간 통화가 기대만큼 신속하지 못함에 따라 관심은 정상 간 소통 여부로 쏠렸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통화 등 중국과의 협조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통화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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