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 핵무기 사용징후 땐 지휘부 대량응징보복”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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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5차 핵실험 韓美 대응방안]핵공격 대비 KMPR체계 공개

북한이 9일 5차 핵실험 이후 “소형화·경량화·다종화된 보다 타격력이 높은 각종 핵탄두를 마음먹은 대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한미의 대응 태세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지난달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는 등 빠른 시일 내 미사일 기술을 진척시킨 점에서 탄도미사일용 핵탄두를 보유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나온다.
○ 핵위협엔 북한 지도부 타격으로 대응

북한의 핵무장화는 빠르게 진척되지만 이를 저지할 수 있는 한국의 카드는 많지 않다. 우리 군은 5차 핵실험 직후 북한의 핵 위협 시 김정은과 북한 전쟁지도부를 직접 겨냥하는 대량응징보복 개념인 ‘KMPR(Korea Massive Punishment & Retaliation)’ 체계 도입을 발표했다. KMPR는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와 함께 ‘한국형 3축 체계’를 구성하게 된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KMPR는 선제타격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며 “북한이 핵을 사용한다는 징후가 확실하면 타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다는 점에서 KMPR는 올해 3월 ‘키리졸브-독수리’ 연합훈련 과정에 등장한 ‘참수작전’과 유사한 내용으로 보인다. KMPR 전력은 동시에 다량으로 정밀타격이 가능한 미사일 등 타격전력과 정예화된 전담 특수작전 부대를 주축으로 한다. 북한이 핵개발에 집착하는 최종 목표가 김정은과 체제 생존임을 감안할 때 KMPR는 북한의 핵사용 의지를 견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키리졸브-독수리 연합훈련에서 북한군이 공격하면 방어와 동시에 한미 연합 기동부대가 우세한 항공력 지원 속에 북쪽으로 반격해 평양을 포위하고 북한 정권을 붕괴시킨다는 시나리오인 ‘작전계획 5015’를 적용해 최초로 훈련했던 것과 맥을 같이한다.

군은 북한 핵실험 이후 최전방에 전광판을 추가로 설치하고 대북 확성기 수와 방송시간도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올 1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이후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최근엔 대북 확성기 성능 미달로 북한 지역에 방송 내용이 도달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도 전략자산인 B-52, B-2 폭격기, 핵잠수함을 전개할 방침이다. 10월 10∼15일 서해에서 한미 연합 항모강습단 훈련도 할 예정이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해온 ‘의례적 관행’이 북핵 위협에 대한 대응체계라고 보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우리 군은 현재 미국과 공동으로 북한을 정밀유도무기로 선제 타격할 ‘합동요격지점(JDPI)’을 700개 이상 확보하고 있지만 지하에 숨은 북한 핵무기를 모두 파악하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 킬체인과 KAMD 배치 시점은 2023년

북한의 핵공격을 방어하는 한국의 핵심 방어체계는 킬체인과 KAMD이다. 킬체인은 북한의 핵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탐지, 추적, 타격하는 일련의 시스템을 말한다. 핵과 미사일 시설의 표적 탐지(1분), 좌표 식별(1분), 사용 무기 선정과 발사 결심(3분) 등의 과정을 5분 안에 마치고, 25분 안에 타격하겠다는 개념이다.

KAMD는 지상에서 발사돼 한국 영공으로 진입하는 각종 미사일을 탐지, 요격하는 방어수단이다. 킬체인이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타격 개념이라면 KAMD는 소극적인 방어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내년까지 실전 배치를 목표로 추진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역시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서 경기권 이남을 방어하는 데 활용된다는 한계가 있다.

군은 킬체인과 KAMD 구축 목표 시기를 7년 뒤인 2023년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 이는 7년 동안 북한의 핵미사일을 방어하는 시스템이 공백 상태라는 뜻이다.

게다가 킬체인의 핵심인 북한을 감시하는 정찰위성 확보도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군은 2022년까지 정찰위성 5기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올해 사업예산이 대폭 깎여 목표 연도를 지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북한은 킬체인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갱도 등에 미사일을 숨겨 놓았다가 25분 안에 발사가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 잠수함이 후방으로 침투해 SLBM을 발사하면 요격이 어려운 한계가 있다. 특히 북한 선제타격은 전면전을 각오해야 한다는 점에서 북한이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경우가 아니라면 사실상 실행이 어려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핵실험#소형화#km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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