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군사위원장 “북핵 해결 열쇠는 중국뿐… 몇주만 경제 틀어쥐면 北 변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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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5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 움직임]존 매케인 美 상원 군사위원장 인터뷰

존 매케인
존 매케인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한 열쇠는 단 한 가지, 중국뿐이다.”

공화당 소속 존 매케인 미 상원 군사위원장(80)은 북한 5차 핵실험 직후인 9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헤리티지재단이 마련한 ‘미국의 아시아 정책’ 특별좌담회에서 본보 기자와 만나 “현 시점에서 다른 대북 제재는 소용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 정계의 최고 안보전문가이자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매케인 위원장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런저런 대북 제재 카드를 접고 중국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압박하느냐에 따라 동북아 정세가 전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운 대북 제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우선 제재는 무엇이어야 하나.

“지금까지 많은 대북 제재가 있었다. 북한의 돈줄을 말리겠다며 2005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북한 계좌도 동결했다. 그런데 달라진 게 뭐냐. 분명한 건 대북 제재의 열쇠는 중국뿐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몇 주만 북한의 경제를 틀어쥐고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압박하면 북한은 변한다.”

―중국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남중국해 이슈 등으로 미중 관계가 최악이다.


“지난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에 왔을 때 만나서 ‘중국은 왜 북한의 도발을 독려하느냐’고 따져 물은 적이 있다. 시 주석은 별다른 답을 하지 못했다. ‘준비되지 않은 한반도 통일은 중국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다’는 식의 애매한 말뿐이었다. 중국이 움직일 수밖에 없도록 시 주석과의 담판을 통해서든 제대로 된 압박을 고민해야 한다.”

매케인 위원장은 한미 동맹만큼이나 특수한 북-중 관계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대북관은 ‘동아시아 패권 유지를 위해 북한을 위성국으로 둔다’는 게 핵심이다. 이를 전제로 북-중 관계를 뒤흔들 무언가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다시 나온다. 미국은 여전히 수용 불가 입장인가.

“미국의 핵우산은 효과적이며 이를 바꿀 용의는 없다. 내가 알고 있는 한국 관계자들은 미 핵우산에 만족하고 있고, 재래식 무기 강화에 (자체 핵무장에 들어갈) 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자체 핵무장보다는 굳건한 한미 동맹하에 한미일 3각 연합 작전 능력을 높여야 한다.” 이는 북핵 사태가 동아시아의 핵 확산 도미노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워싱턴 정가의 우려와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매케인 위원장은 같은 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아시아 정책에 대해서는 “별로 거론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오바마의 대북 정책이 실패하며 북핵 문제가 내년 1월 출범하는 차기 행정부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는 물론이고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도 별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 답답한 듯했다. 클린턴은 9일 “추가 제재와 함께 대북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클린턴이 국무장관(2009∼2013년)을 맡았던 이래로 4번째 북한 핵실험이다. 이는 실패한 국무장관이 초래한 또 다른 큰 실패”라며 클린턴을 비난하는 데 주력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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