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5차 핵실험 이후/ 전문가 5인 제언]대북제재 방식 수정론 잇따라
北과 거래하는 中은행-기업 제재 ‘세컨더리 보이콧’ 도입 목소리
북한이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에도 5차 핵실험 강행이라는 ‘핵직진’ 행보를 보이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방식에도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70호는 대량살상무기(WMD)와 무관한 정상적 무역 거래를 허용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석탄, 철광석 등 북한의 주요 광물에 대한 수출 등 거래 금지를 일반 무역까지 확대해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천영우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11일 “중국 등 국제사회가 무기와 관련한 북한산 석탄 거래만 줄이는 방식은 전면적 제한이 아니다”라며 “기존의 부분적 대북 제재에서 (북한의 수출입을 차단하는) 전면적 제재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천 전 수석은 “일반 무역 분야를 제외한 군사 관련 제재만으로는 소용이 없다”며 “이건 김정은의 오른쪽 주머니에 들어가는 돈은 막고 왼쪽 주머니에 들어가는 돈은 내버려 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만큼만 제재한 중국의 태도를 김정은은 안심하고 핵개발을 할 수 있는 보장책으로 인식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하기 전에 해운, 금융, 건설, 석유, 가스 등 모든 분야를 전면적으로 제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2010년 미국이 처음으로 이란에 적용해 큰 효과를 봤던 ‘세컨더리 보이콧’을 의무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은 당시 포괄적 이란제재법을 발표하면서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이나 기관, 개인에 대해 미국과의 거래가 자동으로 중단되게 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를 적용했다. 이 때문에 이란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환율이 3배까지 오르는 어려움을 겪은 끝에 지난해 핵협상 테이블로 나왔다.
특히 세컨더리 보이콧이 유엔 안보리 결의안으로 채택된다면 북한과 가장 많이 거래하는 중국 은행 및 기업들의 상당한 타격이 예상돼 북한이 빠른 시일 내에 백기를 들게 하는 핵심 제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정도의 제재 실효성을 발휘하려면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미국과 중국 간의 긴밀한 협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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