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경고 조치로 미국이 12일 한반도에 전개하려던 전략폭격기 B-1B 2대의 출격이 연기됐다. 주한미군은 이날 “기상 악화로 하루 늦춘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 B-1B가 13일 오전 경기 오산기지 상공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기체 이상설 등 각종 추측이 나오고 있다.
B-1B 2대는 이날 괌 앤더슨 미 공군기지에서 출격해 오전 10시경 오산기지 상공을 비행할 예정이었다. 북한이 핵무기 사용 징후를 보이면 B-1B에 탑재되는 B-61 또는 B-83 핵폭탄으로 북한 지휘부와 핵시설을 초토화하겠다고 경고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오전 8시 30분경 미 측은 돌연 출격 연기를 통보했다. 앤더슨 기지에 강한 측풍(Cross Wind)이 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시간 괌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한 민항기는 모두 정상 이륙한 뒤 도착한 것으로 확인돼 “전쟁에 나가 싸워야 할 전략폭격기가 민항기보다 못하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도착 예정시간을 불과 1시간 반 남기고 연기 통보를 한 것을 두고 오산기지로 향하던 중 기체 이상으로 돌아간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일각에선 미군이 이날부터 서태평양 괌과 마리아나 제도 부근에서 시작되는 대규모 군사훈련인 ‘용감한 방패 2016’에 B-1B를 투입시키려고 출격을 늦춘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훈련은 중국과 러시아가 남중국해에서 실시하는 ‘해상연합-2016’에 대한 맞불 성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기상 영향도 있겠지만 전략 자산의 가장 효율적인 투입 시점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해 다른 이유가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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