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5차 핵실험 이후]
함경도서 500여명 사망-실종… 타지역 주민에 쌀 5kg값 돈 거둬
평양선 외국대사 불러 핵실험 자축
북한이 9월 초 함경북도 지역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대홍수로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13, 14, 16일 제5차 핵실험 축하행사를 곳곳에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평양 주재 외국 대사들을 불러 핵무장을 강조하면서도 홍수 피해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요청했다고 한다.
평양 주재 유엔 상주조정관실과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138명이 사망하고 400여 명이 실종됐다. 주택 1만1600여 채가 완파되는 등 총 2만9800여 채가 피해를 입었다. 이재민은 14만 명에 이르고 60만 명이 식수와 보건 문제에 직면한 상태다. 이 밖에 생산 및 공공건물 900여 채가 손상됐고, 도로 180여 개 구간과 60여 개의 다리가 유실됐다.
북한 조선중앙TV와 대외용 인터넷 매체 ‘내나라’가 15, 16일 공개한 피해 지역 중에는 토사에 묻혀 지붕만 보이는 마을도 있었다. 현지 북한 소식통들은 “이번 재난은 당국이 발전소용 댐이 넘치자 갑자기 물을 방류해 벌어진 사고”라며 “단 몇 시간 만에 두만강 유역의 마을들이 잠겼다”고 전했다. 북한에 홍수 예고 시스템이 없어 빚어진 인재였다는 얘기다.
북한은 타 지역 주민들에게 수해 복구 지원금으로 1인당 쌀 5kg을 살 수 있는 금액인 중국돈 50위안(약 8400원)씩을 걷어 들이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6일 전했다.
수십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상황에서도 북한은 평양, 남포, 평안남도 등에서 5차 핵실험을 축하하는 대규모 군중집회를 연달아 열었다. 이 행사들에선 핵 선제 타격을 거론하며 한국과 미국을 협박하는 토론들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4일 평양 주재 아시아 국가 외국 대사들과의 정세통보모임에서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보다 타격력이 높은 각종 핵탄두들을 마음먹은 대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핵무장을 절대로 손에서 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15일 베네수엘라에서 열린 제17차 비동맹운동 각료회의에서 “북한은 전략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투입한 미국의 도발에 맞서 다른 공격을 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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