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현행 제재로는 저지 못해 中의 협력도 기대하기 어려워”
‘위험 각오한 대체안’ 필요성 제기
마이클 헤이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71·사진)이 25일 “북한은 3∼5년이면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미국 본토 서해안의 시애틀에 발사할 능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CIA 국장을 지낸 그는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할 수단이 아무것도 없다는 게 나의 판단”이라며 국제사회가 대북정책을 서둘러 바꿀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체결된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로 북한의 핵개발 계획을 일시적으로 늦추기는 했지만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모두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며 미국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이어 “미국과 일본은 북한에 외교적 압력을 가하는 현행 정책과는 별도로 플랜 B(대체안)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플랜 A(현상 유지)가 도달할 곳은 명백하다. 북한이 핵무기를 일본만이 아니라 북미에도 쏘게 된다는 것이다. 플랜 B를 고려하는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선택도 가능하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헤이든 전 국장은 북핵과 관련해 중국의 협력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일축했다. 당면 대책으로 한국이나 일본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는 등 미사일 방어체계를 강화해야 하며 중국이 사드의 한국 배치에 반발하는 것에 대해서는 “‘싫으면 북한 지원을 중단하라’고 말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신문은 헤이든 전 국장이 이처럼 북한에 대한 우려를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은 미국 정부의 안보정책을 지원하는 정보기관에서 핵무장을 추진하는 북한에 대한 위기감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북한 핵개발과 관련해 2008년 동아시아 정세에 밝은 CIA 전 간부가 “이대로라면 미 정부는 조만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지 말지 선택을 강요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던 일이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헤이든 전 국장의 지적대로 역대 미국 정권은 북한의 핵 보유 야심에 대해 대응책을 찾지 못했다며 제재 압력을 축으로 한 현행 정책에서 좀 더 큰 위험을 감수할 것을 각오한 ‘플랜 B’가 필수적이라고 보도했다.
헤이든 전 국장은 2006년 5월∼2009년 2월 부시 행정부에서 CIA 국장을 지내며 ‘테러와의 전쟁’을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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