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첫 TV토론 한반도 이슈 충돌
클린턴 “韓-日과의 방위조약 존중” 트럼프 “中이 북핵문제 풀게 해야”
‘세기의 토론’으로 관심을 모은 미국 대선 1차 TV토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69)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70)가 한미동맹과 북한 핵 문제 등 한반도 이슈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미국 대선 토론에서 한반도 문제가 핵심 어젠다로 다뤄진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11월 8일 두 후보 중에 누가 당선되든 한반도 정책이 차기 미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26일(현지 시간) 오후 9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미 뉴욕 주 헴프스테드 호프스트라대에서 열린 토론에서 클린턴은 “일본과 한국, 그리고 다른 동맹에 우리는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고 그것을 존중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시켜 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해 온 트럼프는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 될 수 없다. 우리는 일본과 한국을 방어하는데 그들은 우리에게 (충분한) 돈을 안 낸다”며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북핵 및 비확산 문제에 대해 클린턴은 “트럼프가 일본 한국 등이 자체 핵무장을 해도 상관없다고 말해 왔는데 핵 문제에 이런 무신경한 자세는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동맹들이 핵무장을 하면 핵 확산 도미노로 인해) 핵물질이 테러리스트의 손에 들어갈 수도 있어 더 위험해진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핵 문제가 세계에서 가장 큰 위협이란 점에는 동의한다. 핵전쟁이 일어나면 안 된다. 모든 게 끝장난다. 나는 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만큼 어느 것도 논의의 테이블에서 치우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핵무장 허용이나 워싱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선제타격론 등 북핵 해결을 위한 다양한 군사적 옵션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이어 “(기성 정치권을 포함해) 우리는 그동안 북핵 해결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북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이 북핵 문제를 풀도록 하거나 (이란 핵협상 과정에서) 북한에 영향력이 있는 이란이 북핵과 관련해 무엇이라도 하도록 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반도의 핵 문제는 중국에서 나온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2차 TV토론은 다음 달 9일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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