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MD 핵심전력 ‘X밴드 레이더’ 한반도 인근 해역 한달 배치후 복귀
美 핵탑재 잠수함 ‘펜실베이니아’ 1980년대말 이후 처음 괌에 입항
“전쟁해야 한다면 전쟁 준비해야”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대북경고
미국이 탄도미사일을 정밀 탐지할 수 있는 해상 배치 X밴드(SBX·Sea-Based X-Band) 레이더를 최근 한반도 인근에 이동 배치해 한 달간 운용한 뒤 모항인 하와이 진주만 기지로 복귀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1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미 해군은 지난달 초 SBX 레이더를 하와이에서 출항시켜 한반도 인근 공해상에 배치했다. 이 소식통은 “SBX 레이더는 맡은 임무를 완수한 뒤 최근 모기지로 귀환했다”며 “구체적인 이동 경로와 임무는 보안상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레이더는 한반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대비 관련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은 “과거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 때도 SBX 레이더가 동북아 지역으로 이동 배치됐지만 이번에는 한반도에 가장 가깝게 배치돼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9월 9일 5차 핵실험을 감행한 뒤 정지위성 운반로켓용 엔진분출 시험을 공개하는 등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내비쳤다.
특히 10월 초에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위성발사장에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동시에 강행하려는 징후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 같은 북한의 동시다발적 전략적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군 당국이 SBX 레이더를 한국에 이동 배치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레이더는 축구장 크기의 갑판 위에 거대한 레이더돔을 탑재해 대기권 밖에서 날아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탄도미사일을 탐지한 뒤 요격체계에 통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약 2000km 떨어진 상공의 야구공 크기만 한 물건도 식별할 수 있을 만큼 탐지 능력이 뛰어나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탐지 레이더와 함께 미국 미사일방어(MD)의 핵심 탐지 전력으로 꼽힌다.
이순진 합참의장은 이날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함께 괌 앤더슨 기지를 방문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미 전략무기들을 참관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 의장은 미 국방부와 전략사령부, 태평양사령부 관계자들과 함께 B-1B 초음속 전략폭격기와 B-52 전략폭격기, B-2 스텔스 전폭기, 사드 포대, 전략핵잠수함(SSBN)의 운용 실태와 장비 내부를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B-1B 폭격기는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한국에 두 차례 전개돼 대북 무력시위를 벌인 바 있다.
브룩스 사령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겠지만 전쟁을 해야만 하는 그런 순간에 대해선 (전쟁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대북 경고를 했다. 이 의장도 “북한이 핵개발을 고집한다면 모든 군사적 옵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1980년대 말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전략핵잠수함인 USS 펜실베이니아함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괌 아프라 항에 입항했다고 CNN 등이 전했다. SSBN은 재래식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핵추진잠수함(SSGN)과 달리 핵탑재 탄도미사일로 무장한 미국의 대표적인 핵전력이다. SSBN 1척에 탑재된 핵미사일 수십 발의 파괴력은 제2차 세계대전 때 히로시마(廣島)에 떨어진 원폭의 수천 배에 달한다.
미 해군 관계자는 “(전략핵잠수함의) 괌 방문은 미국의 인도 및 아시아태평양 동맹국 수호 의지를 반영한다”며 “펜실베이니아함 같은 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은 꾸준히 해당 해역을 순찰하면서 미국 핵억지 전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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