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 문제 해법을 두고 미국 내에서 엇갈린 훈수가 나오고 있다. 북한을 직접 다뤄 본 버락 오바마 행정부 외교·안보 정책통들이 한목소리로 북한과의 섣부른 협상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 반면, 뉴욕타임스(NYT)는 핵 ‘포기’가 아닌 핵 ‘동결’을 전제로 한 협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에번 메데이로스는 21일(현지 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핵무기는 북한 정권 생존의 열쇠”라며 “북한은 핵 포기를 원하지 않으며 제재를 피하고 시간을 버는 용도로 협상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각각 국가안보보좌관과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을 지낸 톰 도닐런과 마이클 모렐도 19일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북핵 문제를 논의하면서 협상을 언급하는 대신 사실상 북한 붕괴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모렐은 “북한이 미국을 직접 타격할 위험도 있지만 이는 (가능성이) 가장 낮다”며 “북한 정권이 무너져 핵무기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도닐런도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가 겪는) 2017년이 첫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동의했다.
하지만 NYT는 20일 ‘북한, 협상가(트럼프를 지칭)가 맞닥뜨린 궁극의 도전’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핵 개발과 실험, 미사일 발사 동결을 전제로 한 협상을 북핵 문제 해법으로 제시해 다른 견해를 보였다. NYT는 1994년 ‘제네바 합의’의 선례를 거론하며 “제재 해제, 경제 지원, 휴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을 유인으로 제공해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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