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核 폭주 6차 핵실험]中외교부 “결연히 반대… 강력 규탄”
習주석, 대북정책 실패 상황 직면
원유공급 중단 실행 검토할 수준
완전 차단보다 공급량 줄일 가능성
주중 北대사 불러 항의說도
中 옌지 등 동북지역까지 ‘核진동’
북한의 6차 핵실험은 3일 오후 3시 반(현지 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사진)이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서 열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 개막 연설 4시간 전에 이뤄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이 참석하는 브릭스 정상회의를 통해 집권 1기(2012∼2017년) 외교성과를 과시하려던 시 주석은 단단히 뒤통수를 맞았다. 10월 18일 집권 2기를 여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장기집권 플랜을 마련하려던 시 주석은 대북 정책 실패라는 상황에 직면했다. 시 주석은 이날 개막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반세기 넘게 평화롭던 세계에 검은 그림자가 어렴풋이 드리우고 있다”고 말했다. 표정은 굳어 있었다.
중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달리 핵실험은 중국 동북지방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는 점에서 중국이 느끼는 위협이 훨씬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지린(吉林)성 옌지(延吉), 백두산 북부, 지린시, 바이산(白山)시는 물론 핵실험 장소에서 약 350km 떨어진 창춘(長春)시에서도 8초간 진동이 분명히 감지됐다.
옌지 지역에서 심한 진동으로 건물이 흔들리자 놀란 사람들이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현지 소식통이 본보에 전했다. 특히 이날 옌볜자치주 성립 65주년 행사가 옌지에서 열려 지린성 고위 간부들이 대거 행사에 참석한 상황이었다. 중국 고위 간부들도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진동에 직접적으로 위협을 느꼈다는 것이다. 창춘시 주민은 본보에 “이전 두 차례 핵실험에 비해 크게 흔들리는 시간이 길었다”고 전했다. 핵실험으로 아파트 내부가 심하게 흔들리는 동영상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랐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반대를 개의치 않고 다시 핵실험을 한 것에 대해 중국 정부는 결연히 반대하며 강하게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5차 핵실험 때의 “단호히 반대한다”보다 수위가 높아졌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샤오허(成曉河) 런민(人民)대 교수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브릭스 정상회의 개최 직전에 핵실험을 한 것은 북한이 중국에 보란 듯이 도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전에는 북한의 도발이 미국에 보내는 선물이었는데 지금은 중국에도 보내는 선물로 변했다. 중국 지도부가 매우 화난 것은 의심할 바 없다”고 말했다. 주펑(朱鋒)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장도 “매우 지나친 광적인 도발”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을 겨냥한 북한의 6차 핵실험에 시 주석이 어떤 대응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중국 내에서도 6차 핵실험은 중국이 원유 공급 중단을 단행할 만한 도발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청 교수는 “중국의 원유 공급 중단 가능성은 계속 존재해 왔다. 6차 핵실험으로 중국이 중단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실제로 중단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주 원장도 “완전 중단보다는 원유량 공급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독자 제재 방식은 반대하고 있는 만큼 핵실험 이후 나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 결의안에 원유 공급 중단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과 랴오닝(遼寧)성 푸순(撫順) 등에서 생산한 원유를 길이 30여 km에 달하는 송유관(지름 377mm)을 통해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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