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크게 뛰고 코스피 22.28P ↑ 2,008.91
원화가치 오르고 환율 5.8원 ↑ 1134.8원
13일 한국 금융시장에 ‘북한’은 없었다. 당초 북한의 로켓 발사가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작 시장은 반대로 움직였다. 이날 주가는 큰 폭으로 반등하고 환율은 하락했다(원화가치는 상승).
이날 서울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22.28포인트(1.12%) 오른 2,008.91로 장을 마쳤다. 또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1.19%,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0.35% 상승하는 등 다른 아시아 증시도 북한 변수와 관계없이 상승세를 보였다.
원화가치도 개장 초부터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6원 내린 1134.0원으로 시작해 장중 1131원까지 내려가더니 결국 5.8원 내린 1134.8원에 마감했다. 지금까진 북한 리스크가 불거지면 최소한 발생 당일이나 사건 직후에 한 번쯤은 금융지표가 요동쳤는데, 이번엔 시장이 오히려 처음부터 거꾸로 반응한 것이다.
북한 리스크가 이날 금융시장에 일시적 충격조차 주지 못한 이유로 시장 참가자들은 서너 가지 이유를 꼽고 있다. 우선 북한의 로켓 발사가 금융시장 개장(오전 9시) 이전에 벌어진 일이라 순간의 공황(패닉) 상태가 발생하지 않았고, 더구나 발사가 실패로 돌아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은 더욱 무덤덤해졌다. 또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가 많이 오른 점도 북한 로켓의 영향을 최소화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추가부양책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둠에 따라 간밤 뉴욕증시는 1.41% 상승했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북한 리스크가 한국 경제에 영향을 크게 주지 않는다는 학습효과가 있었고 이번 로켓 발사도 오래전부터 시장에 반영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오히려 북한이 로켓을 발사함으로써 그동안의 리스크가 해소된 것으로 해석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북한 리스크는 점차 영향력이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발표 직후에도 코스피는 3% 넘게 급락했지만 하루 만에 반등했다.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에도 코스피는 0.79% 하락하는 데 그쳤으며 다음 날도 0.15% 소폭 내려가다 이내 안정을 찾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향후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한다. 솔로몬투자증권 임노중 투자전략팀장은 “향후 국제사회가 제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걱정된다”면서 “만약 유엔 안보리가 소집되는 등 강력한 제재가 시작되고 이에 북한이 핵실험으로 대응하면 긴장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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