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로켓 발사 실패]北비판 없이 “제재 반대한다”는 통진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4일 03시 00분


北 감싸는 통진당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와 관련해 통합진보당은 13일 “미국을 비롯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 일변도 방식은 한반도 긴장 완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 반대 견해를 밝혔다.

통진당 우위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북한이 ‘광명성 3호’를 발사했다”고 발사 사실만 짧게 전한 뒤 이같이 말했다. 북한에 대한 비판은 전혀 없었다. 우 대변인은 이어 “광명성 3호 발사를 둘러싸고 북-미 간 대립과 한반도 긴장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며 “북-미 관계 개선과 남북 화해협력,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오직 대화와 협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널A 영상] 통합진보 “北에 대한 국제사회 대응방식 문제”

통진당의 이 같은 태도는 당의 주류가 ‘종북(從北)’이라고 비판받는 NL계(민족해방계열)란 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민주노동당(NL계)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PD계·민중민주계열) 등 3개 세력이 뭉쳐 출범한 통진당은 NL계가 최대 계파이고, 3대 세습 등 북한 내부 문제에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강령에도 한미동맹 해체, 주한미군 철수 등이 담겨 있다.

통진당은 지난달 서울에서 개최된 핵안보정상회의에 대해서도 북한 핵은 언급하지 않고 “세계 정상들은 핵무기와 핵발전소의 단계적 폐지를 통해 진정한 평화와 안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논평을 냈었다. 통진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은 2006년 10월 북핵 실험 때 일부 인사가 “자위(自衛)용” “어차피 통일되면 한반도의 자산이 될 것”이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당시 PD계인 박용진 대변인(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북의 핵실험이 평화와 안정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북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핵실험에 강한 충격과 유감을 표시한다”는 논평을 준비했으나 NL계인 김선동 당시 사무총장이 극력 반대하면서 민노당의 당론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북-미 사이의 긴장과 대결이 북의 핵실험으로 이어진 것에 유감을 표한다”는 ‘미국 때리기’로 정리됐다. 김 당시 총장은 지난해 11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국회 처리 과정에서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터뜨렸던 장본인이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됐다.

통진당의 ‘북한 감싸기’ 태도는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4·11총선 당선자 13명 중 상당수가 NL계의 경기동부연합 출신이기 때문이다. 야권단일화 경선 여론조사 조작 사건으로 총선 후보에서 사퇴한 이정희 공동대표는 물론이고 그의 ‘대타’로 서울 관악을에 투입된 이상규 당선자, 김미희 당선자(경기 성남 중원),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는 이석기, 김재연, 정진후 씨가 경기동부연합 출신이거나 이들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새누리당 이상일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13일 통진당의 논평에 대해 “북한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내용이 전혀 들어 있지 않다. 한반도 긴장국면이 누구 때문에 조성됐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북한이 발사한 게 장거리 미사일이라는 게 국제사회의 공통된 입장인데도 통진당은 북한 당국처럼 ‘광명성 3호’라고 부르고 있다. 통진당과 손잡은 민주당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하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北로켓#통합진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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