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로켓 발사 실패]“北로켓 실패는 커푸트니크… 이보다 더 큰 굴욕 없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4일 03시 00분


美전문가 ‘실패+소련 위성’ 합성어에 빗대 규정
■ 해외 반응

미국 방송은 12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알려지자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특집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발사가 실패했다고 밝혀지자 특집 방송 1시간도 안 돼 일제히 정규 프로그램으로 되돌아갔다.

며칠 전부터 평양 취재팀과 연락을 취하며 특집방송을 준비했던 CNN은 발사 30여 분 후부터 긴급뉴스를 내보내며 평양 서울 도쿄 베이징(北京)을 연결하는 특보체제를 가동했다가 발사가 실패하자 곧바로 일반 뉴스로 전환했다. 폭스뉴스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김정일 사망 직후 미 방송들이 거의 하루 종일 특보를 내보낸 것과 대조적이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북한이 권력승계를 과시하기 위해 발사한 로켓이 실패하면서 김정은 체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대북 전문가 마커스 놀런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 로켓 발사 실패를 ‘커푸트니크(kaputnik)’라고 규정하고 “이보다 더 큰 굴욕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커푸트니크는 ‘커풋(kaput·실패한)’과 ‘스푸트니크(Sputnik·소련이 인류 최초로 쏘아 올린 위성)’의 합성어로 중대한 사건이 실패로 돌아간 경우를 말한다.

각국의 비난 성명도 이어졌다. 유럽연합(EU) 캐서린 애슈턴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3일 성명을 발표해 “북한의 로켓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을 위반한 ‘위험스럽고 안정을 해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애슈턴 대표는 “북한이 오늘 실행한 위험스럽고 안정을 해치는 행위를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는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문을 정면으로 위반한 만큼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에 우호적인 국가들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줄기찬 호소에도 강행된 로켓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에 위배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성명은 그러면서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적 목적의 우주공간 이용 권리는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취한 제재들이 취소된 뒤에야 실현될 수 있다고 간주한다”고 덧붙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에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은 당연히 해당 상황에 대한 안보리의 검토를 요구한다”면서 “그러나 안보리의 반응은 균형 잡힌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새로운 제재를 믿지 않으며 그것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결과도 낳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北로켓#해외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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