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르면 8일 미사일 발사체에 연료 주입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8일 03시 00분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세워 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기지 발사대의 연료저장소 2곳에 액체연료를 채우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동창리기지 발사대 주변의 연료저장소에 액체연료를 주입하는 인력과 차량의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연료저장소에 액체연료를 채우는 작업이 끝나면 8, 9일경 발사대에 장착한 로켓 추진체에 연료를 주입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연료저장소에서 장거리로켓에 액체연료를 공급하는 급유배관은 발사장 지하에 건설돼 있어 연료 주입 여부를 위성으로 포착하기는 힘들다.

로켓 추진체에 연료 주입을 끝내면 기상 여건 등을 고려해 발사일이 최종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기상청의 북한 주간예보에 따르면 북한이 발사를 예고한 첫날인 10일부터 13일까지 구름이 조금 낀 날씨가 예상되지만 로켓 발사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눈이나 비는 오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11∼12일에 쏴 올릴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측 인력들은 7일 발사대에 세워진 로켓의 엔진계통과 연료밸브 등을 점검하고 있고, 지상관측소에선 통신차량과 원격통신장비를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광명성3호(북한이 로켓에 싣겠다는 위성) 발사가 성공해야 다음 단계로 이행할 수 있다”며 “다음 단계는 정지위성의 개발이다. 더 큰 대형 운반 로켓의 개발에도 착수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로켓 연료 주입에 돌입하면 한국군 당국은 최대 1000km 밖에서 쏴 올린 탄도미사일의 비행 궤도를 추적할 수 있는 세종대왕함 등 이지스구축함 3척을 서해로 급파할 계획이다. 최대 탐지거리가 500km인 장거리 대공레이더도 가동 준비 태세에 들어간다.

미국도 6일(현지 시간) 탄도탄 요격미사일을 탑재한 벤폴드와 피츠제럴드 등 이지스구축함 2척을 한반도 주변 해역으로 이동 배치하는 한편으로 로켓 발사가 임박하면 이지스함 2척을 추가로 배치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새뮤얼 로클리어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김정일 사망 1주기를 기념하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핵 국가’라는 점을 과시하고 전 세계에 미사일 제조 능력을 보여 주기 위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며 “한반도 일대에 미국의 정보와 자산을 최대한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7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주재로 안전보장회의를 열고 북한이 발사한 로켓이 자국 영토에 떨어질 것에 대비해 자위대에 ‘파괴조치 명령’을 발령했다. 이에 따라 일본 자위대는 북한이 발사한 로켓의 본체나 잔해가 일본 영토에 떨어질 우려가 있으면 이지스함의 SM-3 미사일과 육상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로 즉시 요격에 나설 계획이다. 파괴조치 명령은 북한이 2009년 4월과 올해 4월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을 때도 발령됐다.

도쿄=배극인 특파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bae2150@donga.com
#북한#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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