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6일에 열리는 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5차 핵실험을 예고한 북한이 28일 강원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앞서 북한은 태양절(김일성 생일)인 15일에도 같은 지역에서 무수단 미사일을 처음으로 발사했지만 몇 초 만에 공중 폭발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0분경 강원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 미사일 1기가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됐다. 이 미사일은 발사 직후 몇 초 만에 비정상적인 궤도를 그리다 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군 당국은 전했다.
군 관계자는 “15일 첫 발사 때처럼 공중 폭발한 것은 아니고 몇 백m 비행하다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수단 미사일의 첫 발사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무리하게 재발사를 시도하다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무수단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3500~4000㎞로 추정된다. B-52 폭격기 등 미국 전략무기가 배치된 미국령 괌의 앤더슨 기지까지 도달할 수 있다. 2007년부터 실전 배치된 뒤 2010년 노동당 창건 65주년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실물이 공개됐다.
그러나 한 차례도 발사한 적이 없어 구체적인 성능과 위력이 베일에 싸여 있었다. 옛 소련제 R-27(SS-N-6)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복제해 만들어 굳이 시험발사를 하지 않아도 성능과 신뢰도에 문제가 없다는 북한의 자신감 때문이라고 한미 군 당국이 평가해 왔다.
하지만 태양절 발사에 이어 재발사까지 실패한 것. 이에 따라 중대 결함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7차 당 대회를 앞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또 다시 체면을 구긴 셈이 됐다.
군 관계자는 “옛 러시아제 R-27미사일의 추진체를 키우고, 엔진을 개량해 만든 무수단 미사일의 취약성이 고스란히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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