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두번째 미사일, 10분의 1은 날았다…절반의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2일 09시 33분


북한이 22일 오전 5시 58분경과 오전 8시 5분경 강원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 중거리미사일(IRBM)을 1발씩 잇달아 발사했다. 이 중 한 발은 수 분간 비행한 뒤 해상에 떨어졌지만 8시 5분에 쏜 1발은 400km를 날아간 뒤 공중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북한은 올해 6차례 발사에 나섰고, 6번째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이 그 중 가장 멀리 날아감으로써 중거리미사일로써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여준 셈이다.

군 소식통은 이날 “오전 5시 58분경 발사된 미사일은 발사된 뒤 포물선 궤도가 아닌 비정상적으로 비행하다 최소 사거리도 날아가지 못한 채 낙하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전 8시 5분에도 같은 지역에서 무수단 미사일 1발이 추가로 발사됐는데 한미 정보당국 분석 결과 400km가량 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지시로 4월 15일 이후 두 달여간 6차례에 걸쳐 무수단 미사일을 쏴 올렸다. 5차례 실패 끝에 한 발은 상당한 거리의 비행에는 성공한 셈이지만 무수단 사거리(3000~4000km)의 10분의 1 수준이어서 능력을 입증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선 총 30여 발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무수단 미사일의 성능과 유지 관리에 치명적 결함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지난달 31일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하는 과정에서 폭발한 이후 20여 일만에 일부 기술적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한 발이 ‘절반의 성공’을 거두면서 태평양의 괌 미군기지를 타격권에 둔 것으로 알려진 무수단 미사일의 거듭된 발사 실패로 구겨졌던 김정은의 체면도 조금이나마 회복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최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이 제26차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계기를 틈타 북한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기 위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31일 이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이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방중했을때도 북한은 무수단 발사를 시도했다. 또한 6.25전쟁 66주년과 6월 29일 최고인민회의 개막 행사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방부는 이날 “무수단 미사일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 행위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라고 밝혔다. 북한이 옛 러시아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R-27(SS-N-6)을 모방해 만든 무수단 미사일은 주일미군 기지와 괌 기지를 사정권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북한의 잇따른 무수단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대책을 협의하기로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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