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위 높아진 北도발]北, 무수단 발사성공 대대적 선전
한일 미군기지-괌-美 본토까지 對美 미사일 4종세트 구축 진전
북한은 23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을 동원해 ‘화성-10(무수단 미사일)’의 발사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시험 발사를 지켜본 뒤 “태평양 작전지대 안의 미국 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고 북 매체들은 보도했다. 특히 무수단 미사일이 ‘최정점고도(1413.6km)’까지 치솟은 뒤 400km 밖 목표 수역에 정확히 떨어졌다’며 성능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재돌입 구간에서 전투부(탄두) 열견딤(내화) 특성과 비행 안정성도 검증됐다고 주장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도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무수단의 엔진 성능에 기술적 진전이 있었지만 최대 사거리(약 4000km)의 10분의 1에 불과한 비행거리를 볼 때 성공으로 단정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6000∼7000도의 고열과 고압에서 탄두를 보호하는 재진입체(RV) 기술의 확보 가능성도 낮다고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다만 “북한은 2000∼3000도의 고열을 버티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많다. 무수단 미사일의 실전 성능이 검증될 경우 한반도 유사시 미군 개입을 저지할 대미 억제 ‘미사일 4종 세트’가 완성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집착하는 주된 이유는 개전 초기 주한미군을 무력화하고, 미 증원전력의 개입을 막는 것이다. 군 고위 당국자는 “미군 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주한, 주일 미군기지와 미 본토를 겨냥한 탄도미사일은 미군의 보복을 주저하게 만들어 최악의 경우에도 체제 생존이 가능할 것으로 김정은은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미 한국 전역의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KN계열 및 스커드 미사일(단거리) 수백 기를 배치했다. 주일 미군기지를 사정권에 둔 노동 미사일(준중거리)도 여러 차례 발사에 성공했다. 특히 김정은 집권 이후 노동 미사일을 고각(高角)으로 발사해 사거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한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도 과시했다.
또 2012년과 올해 2월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잇따라 성공해 미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한반도 유사시 B-52 전략폭격기와 B-2 폭격기 등 대한(對韓) 핵우산 전력이 발진하는 괌 기지를 겨냥한 무수단 미사일까지 완비하면 미국의 전쟁 개입을 전방위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미사일 벨트망’을 구축하게 된다. 특히 B-52 폭격기 등은 한 번에 수십 발의 정밀유도무기를 투하해 북한 지휘부를 제거할 수 있어 김정은으로서는 반드시 저지해야 할 공포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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