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도 각도로 기울여 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친필 서명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4일 오후 조선중앙TV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시험발사 성공’을 알리는 특별 중대발표 방송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ICBM 시험발사 명령을 친필 서명해 하달했다”며 ‘삐딱하게’ 휘갈겨 쓴 서명을 공개했다.
왼쪽 아래에서 오른쪽 위로 향하는 김정은의 서명은 지난해 1월 6일 북한이 수소폭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을 때와 지난해 2월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4호’를 발사한 다음 날에도 공개됐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 단계에서 기념비적 성취를 거뒀다고 주장할 때마다 이 모든 게 ‘김정은의 위업’임을 강조하려는 선전 활동의 하나로 보인다. 김정은은 군수공업부(수소폭탄), 국가우주개발국(광명성 4호), 국방과학원(ICBM) 등 각 기관의 보고 위에도 친필 승인 서명을 기재해 지도자로서의 위엄을 강조해 왔다.
김정은의 서명은 2011년 12월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뒤 권력 세습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 2012년 1월 노동신문은 “우리 장군님(김정일)의 친필과 어쩌면 그리도 꼭 같으신가”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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