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또 중거리탄도미사일 도발, 비행거리 3700여㎞…태평양 해상 낙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5일 10시 13분


북한이 15일 17일만에 또다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KN-17)’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장거리 로켓 제외) 시험발사 역사상 가장 먼 3700여km 날아가 태평양 해상에 떨어졌다.

1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57분경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화성-12형’ 추정 탄도미사일 1발을 동쪽으로 발사했다. 미사일은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상공을 지나는 등 20분 넘게 비행했으며 최대고도는 770여km를 기록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에도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화성-12형’을 발사했는데 당시엔 사거리가 2700여km, 최대고도는 550여km 였다. 17일만에 사거리를 1000km 이상 늘린 것. 군 관계자는 “지난달 29일에는 연료를 조금 줄여서 발사했다가 이번엔 연료를 당시보다 조금 더 늘려 주입한 뒤 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군은 지난달 29일에 이어 이번에도 북한이 실전사용을 염두에 두고 고각이 아닌 정상각도로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김정은 집무실 등 북한 지휘부 시설이 있는 평양 중심가와 비교적 가까운 순안비행장을 또다시 도발 지역으로 택해 한미 양국의 선제타격에 위협에도 굴하지 않는다는 모습을 과시하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탄도미사일은 3700km까지 발사한 것은 B-1B 전략폭격기, 전략 핵잠수함 등 유사시 한반도에 증원되는 전략자산 전초기지인 괌기지를 언제라도 타격할 수 있다는 협박용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미사일이 발사된 순안에서 괌까지의 거리는 약 3500km로, 미사일 발사 방향만 바꾸면 안정적인 타격권에 들어온다. 지난달 북한이 괌 포위사격 협박을 하며 구체적인 실행계획까지 밝힌 것의 연장선상에서 일본 상공을 넘어 태평양까지 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하며 괌 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군 당국은 이번 시험발사로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시험했는지 여부와 모의 핵탄두 폭발시험 여부 등에 대해선 집중 분석하고 있다.

한편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시간에 맞춰 현무-2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동시에 대통령 승인을 받아 현무-2를 도발원점인 순안비행장까지의 거리(250km)를 고려해 동해상으로 실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전날인 14일부터 평양 일대에서 이동식 발사대(TEL) 움직임이 보이는 등 이상징후가 속속 포착되자 곧바로 고강도 감시태세에 들어갔으며, 현무-2 탄도미사일 사격 준비에도 착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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