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0일 추가제재… 모든 가용 수단 동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30일 03시 00분


北, ICBM ‘화성-15형’ 새벽 발사… 김정은 “핵무력 완성”
역대 최고도 4475km 솟아… 1만3000km 美전역 사정권
美, 이라크전 직전 수행했던 ‘해상차단 작전’ 추진 예고

김정은이 75일 만에 다시 핵폭주에 나섰다. 역대 최장 사거리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아 올린 뒤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오전(현지 시간) 트위터에 “지금 막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한 도발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며 “북한에 대해 주요한 제재를 오늘 추가적으로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9일 ‘공화국 정부 성명’을 내고 “새로 개발한 대륙간탄도로켓(ICBM) ‘화성-15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화성-15형 미사일은 이날 오전 3시 17분 평안남도 평성에서 발사돼 53분간 비행한 후 동해 공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은 “정점고도 4475km까지 상승해 950km 거리를 비행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사로 북한 발사체의 ‘최대 고도, 최장 비행시간, 최대 사거리’ 기록이 단번에 경신됐다고 평가했다. 최고도를 역산하면 최대 사거리가 1만3000km를 넘는 것으로 사실상 미 전역이 사거리에 들어간다. 북한에서 미 백악관이 있는 동부의 워싱턴까지 거리는 1만1000km다. 북한은 성명에서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날 “핵무력이 완성됐다”는 단정적 표현을 썼다. “김정은 동지는 ‘화성-15형’의 성공적 발사를 지켜보면서 오늘 비로소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의 위업이 실현됐다고 긍지 높이 선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 직후 백악관에서 “우리(미국)가 처리하겠다(take care)”며 모종의 조치를 예고했다. 또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으로부터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미국의 의지와 중국이 북한의 도발을 끝내고 비핵화의 경로로 돌아오게 하는 모든 가용한 수단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백악관 관료를 인용해 “미 행정부가 북한을 최근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것에 대해 김정은이 보복에 나섰다”라고 전했다.

미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2003년 이라크전쟁 직전 수행했던 해상 차단 작전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수출입 상품을 실어 나르는 해상 교통을 차단하는 권리를 포함해 해상 보안(maritime security)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은 캐나다와 협력해 유엔군사령부(UNC) 파병국(6·25전쟁 참전 16개국)과 한국과 일본 및 주요 관련 국가가 참여하는 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국도 북한을 압박했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활동에 대해 엄중한 우려와 반대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뉴욕=박용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김정은#핵#북한#트럼프#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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