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서 움직임 포착”…재사용? 해체 준비?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6일 17시 26분


전문가 “2차 회담 따른 행동이라고 보기 어려워”
北 ‘새로운 길’ 가능성 낮지만 배제는 못 해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최근 공사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북한의 의도를 놓고 여러 해석들이 나온다.

미국 NBC방송은 6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통일 전문 웹사이트 비욘드 패럴랠의 분석을 인용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빠르게 복구’(rebuilding)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2일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탄도미사일 엔진을 시험할 때 사용하는 수직 엔진 시험대와 발사대 레일에 장착된 이송·처리 구조물에서 변화가 뚜렷하게 포착됐는데, 이는 미사일 발사 실험 준비 활동과 일치한다는 게 빅터 차 CSIS 한국석좌의 설명이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도 상업 위성사진에 따르면 지난해 해체 움직임이 있었던 동창리 발사장에서 엔진 시험대와 발사대를 다시 복구하려는 노력이 시작됐다고 5일 보도했다. 시점은 지난달 16일에서 이달 2일 사이로 봤다.

하지만 38노스 설립자인 조엘 위트는 트위터를 통해 “NBC가 방송 보도를 통해 주장한 것과는 달리 북한의 (동창리) 시설 재구축이 ICBM 시험 발사 준비와 일치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38노스를 운영하는 안보 전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제니 타운 연구원도 “지금 그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활동은 시험 발사 준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다만 공사(construction)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NBC와 CSIS는 동창리 발사장 복구 움직임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틀 뒤 포착된 점을 강조했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일 가능성은 작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회담 결렬에 대한 반발로 해석하기에는 시간 간격이 너무 짧다”며 “그런 활동이 언제 있었는지 불명확한 데다 2일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시 평양에 복귀하기도 전인데 그런 주요한 의사결정을 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일일 단위 위성서비스인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달 22일부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변화가 관측됐다고 6일 보도하기도 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전부터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이다.

국가정보원은 5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동창리 발사장 복구 동향을 보고하면서 북한이 북미정상회담 성공 뒤 전문가 참관하에 발사장을 폐기할 것에 대비해 준비 작업을 벌인 것일 가능성과, 협상이 실패할 경우 다시 발사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작업했을 가능성이 모두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이 ‘새로운 길’에 나설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 연구위원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며 “북한도 조금 고민을 하면서 입장을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령은 오류를 범할 수 없는 존재인데 김 위원장이 상황을 이끌어왔기 때문에 확 방향을 틀기엔 명분이 부족하다”며 “그렇지만 체면을 깎인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도 없어 굉장히 고민스러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상근 전략연 부연구위원은 5일 발표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평가 및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김 위원장은 미국의 조건을 보다 수용하는 방향으로 대미 협상을 계속해 나갈 것인지 협상을 통한 제재 완화와 안전 보장을 포기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 것인지를 결단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마땅한 대안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러시아에 의존해 안보를 강화하고 경제적 고립에서 벗어나는 길은 미중 무역 분쟁 상황에서 현실성이 떨어지고, 미사일 발사를 재개하며 독자 안보를 추구하는 길은 제재 강화와 경제난으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 부연구위원은 “북한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경제적 어려움을 감내할 수도 있는 체제”라며 “북한 정권이 경제건설 총력 집중 노선을 포기하고 미국과 대결하면서 독자적 생존을 모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밝혔다.

이 부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은 정권 생존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설 경우 이런 길도 선택할 수 있는 지도자이며 북한에는 김 위원장이 결단을 내리면 이런 길도 걸을 수 있는 체제가 구축돼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미국에 “조선(북한)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전에 조미(북미) 신뢰 조성을 위한 동시 행동의 첫 단계 공정을 바로 정하고 그 실천 준비를 다그쳐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며 일단 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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