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일 발사한 발사체 2발을 한미 정보당국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했지만,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의 시범 발사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북한이 발사체 발사 다음 날 매체를 통해 한미 정보당국의 발표를 뒤집는 보도를 해 온 만큼 추가 동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오전 5시24분쯤과 5시36분쯤 북한이 황해남도 과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며 “이번에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의 고도는 약 37㎞, 비행거리는 약 450㎞, 최대 비행속도는 마하 6.9 이상으로 탐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행고도와 비행거리, 속도 등을 봤을 때 북한이 최근 공개한 대구경조종방사포일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비행거리 250여km·정점 고도 30여km의 발사체를, 이달 2일엔 비행거리 220여km·정점 고도 25km의 발사체를 각각 발사했는데 모두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라고 발표했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동해안 지역에서 대구경조종방사포를 연이어 시험사격을 했기 때문에 기술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이번에는 내륙을 관통해 발사하는 시험을 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5월에도 4일 동해안 지역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닷새 뒤 평안북도 구성에서 내륙을 관통하는 시험 발사를 한 바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발사체는) 고도가 낮고, 중국의 400mm 방사포 WS-2D의 경우 최대 사거리가 450km로 알려져 있는데 방사포일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면서 “북한이 내일(7일)도 방사포라고 발표하면 북한의 무기개발 기술이 높아진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앞서 우리 군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발표한 바로 다음 날인 지난 1일과 3일 매체를 통해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관련 보도와 함께 사진도 공개했으나 발사대 부분을 모자이크(가림) 처리하면서 정확한 제원은 보이지 않았다.
반면 한미 정보당국은 5월부터 이날까지 6차례 발사한 발사체를 모두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비행 속도가 과거 방사포에 비해 빠르고, 미사일에 가까운 속도라는 이유 등으로 방사포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군은 지난 2일에는 북한의 발사체를 ‘단거리 발사체’라고 하면서 마하 6.9라는 속도까지 명시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이번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파악하는 핵심적인 이유는 비행속도인가’라는 질문에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그 중에서도 또 중요한 부분이 바로 속도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변인은 또 ‘이번 발사체가 방사포일 가능성이 없는 미사일이라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저희 감시자산에 의해 획득된 제원을 바탕으로 (분석)한 것”이라면서도 “최종적인 부분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사실상 미사일에 가까운 방사포를 개발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탄도 미사일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등을 의식해 이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이라는 의미다.
2017년 12월 채택된 유엔(UN)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이나 핵 실험, 또는 그 어떤 도발을 사용하는 추가 발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안보리는 과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규탄성명이나 추가 제재 등으로 대응해왔다.
한편 합참은 이날 약 3시간 만에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앞서 7월25일 북한이 발사한 두 발의 발사체에 대해서는 13시간 만에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라고 규정했고, 같은 달 31일 발사체에 대해서는 당일 3시간 30여분 만에 두 발 모두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발표했다. 또 지난 2일의 발사체도 그런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는 군 당국이 지난 5월 4일과 9일 북한이 두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두 달가량 “분석 중”이라며 발사체를 특정하지 않은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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