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C도, 경고 한마디도 없는 靑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7일 03시 00분


[北 또 미사일 도발]정의용 주재 관계장관회의 개최
“현 상황 엄중하게 인식, 대비 강화”… 靑관계자 “대북 대화기조 유지”

청와대는 6일 북한이 나흘 만에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쏘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도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북한이 외무성 담화를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히는 등 위협 수위를 높이자 대화 동력 유지를 위한 ‘로 키’ 대응에 무게를 둔 것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마친 뒤 서면 브리핑에서 “관계 장관들은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앞으로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철저한 감시 및 대비 태세를 유지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미사일 발사 약 2시간 만인 오전 7시 30분부터 진행됐으며 정 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지난달 25일 이후 13일 동안 4차례 감행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경고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이날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만 했다. 2일 북한 도발 당시 청와대가 ‘강한 우려’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 등이라고 메시지를 낸 것보다 수위가 낮아졌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열리지 않았다. 이는 전날 문 대통령이 ‘평화 경제’를 강조한 대로 기존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담화에서 “남조선이 안보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면 차라리 맞을 짓을 하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처사”라며 도발적인 비난을 쏟아냈는데도 경고 메시지를 보내지 않은 것을 두고 지나치게 수세적인 대응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는 성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며 “대화 기조는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도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이날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한국에) 큰 위협은 아니라고 본다. 군사적 능력은 우리가 북한보다 훨씬 더 앞서고 있다”고 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북한 미사일 도발#정의용 주재#관계장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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