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0일 발사한 2발의 발사체는 미국의 전술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와 비슷한 발사체라는 추정이 나오는 가운데, 선제 타격 개념인 우리 군의 킬체인(Kill Chain)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매체들이 11일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해당 발사체는 주한 미군에서 사용하는 에이태킴스나 우리 군의 신형 전술 지대지 유도무기(KTSSM)와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에이태킴스는 최대사거리 300㎞, 최대 비행속도 마하 3 정도로 축구장 3~4개 크기의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을 만큼 화력이 강하고 집중력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합동참모본부가 이번 북한 발사체의 고도는 약 48㎞, 비행거리는 400여㎞, 최대 비행속도는 마하 6.1 이상으로 탐지한 것으로 비춰볼 때 북한은 에이태킴스를 본 떠 별도의 ‘북한판 전술 지대지 미사일’을 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발사체는 위성항법장치(GPS)에 따라 관성 유도방식으로 날며 다연장로켓발사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발사대 안에 로켓이 있는지 미사일이 있는지 구분하기 어렵다. 또 고체 연료를 사용해 충전 시간이 필요 없어 신속 발사가 가능하다.
이를 두고 북한이 우리 군의 선제 타격 개념인 킬체인을 무력화 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킬체인은 적의 미사일을 실시간으로 탐지·공격하는 일련의 공격형 방위시스템이다. 북한의 미사일이 연료 충전 시간, 공간의 제약 없이 발사되면 이를 무력화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일각에서는 탄도미사일이 40㎞ 안팎의 낮은 고도에서 마하 6 이상의 빠른 속도로 비행하면 지상의 요격 미사일로 방어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최대사거리 40여㎞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 또는 고도 50㎞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타격하는 사드(THAAD)로 요격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군은 한미가 보유한 방어 체계로 충분히 요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군은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철매-Ⅱ와 현재 개발 중인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요격고도 50~60여㎞) 등으로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21년부터 도입하는 요격고도 40여㎞ 이상의 PAC-3 MSE 유도(요격)탄으로도 충분히 요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PAC-3 MSE은 사거리 20여km인 PAC-3 CRI보다 사거리가 길고, 명중률을 높인 특징이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북한 매체의 보도가 나온 다음 날인 12일 “북한에서 실험하는 정도의 무기는 우리도 다 갖추고 있고, 오히려 그보다 몇 단계 더 나아가고 있다”면서 “아무런 방어나 요격능력이 없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군이 현재 운용 중인 패트리엇 체계를 중심으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대응이 가능하다”고 했다.
한편 군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북한의 장사정포와 미사일 기지 등을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의 핵심 전력인 지대지 유도탄(KTSSM)을 개발 중이다. 이는 2021년 실전 배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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