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잇단 미사일 시험발사로 미사일 능력을 증강하면서 한국과 일본에 주둔 중인 미군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작은 것들”이라고 의미를 축소하며 방관하고 있는 사이 북한의 미사일 역량은 역내에서 미국의 방어 능력을 압도할 수 있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 등을 토대로 “주한미군 기지 6곳과 주일미군 기지 2곳 등 최소 8개의 미군기지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영향권에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5월부터 순차적으로 쏘아올린 8개 단거리 미사일의 평균 사정거리는 개성으로부터 430마일(약 692㎞). 총 3만 명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미군기지 8곳은 이 반경에 포함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북한은 잇단 미사일 시험발사로 더 긴 사거리와 미사일 운용능력을 키웠으며, 그 수준은 역내에서 미국의 방어 능력을 압도할 수 있을 정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들은 최근 발사된 북한의 미사일이 재래식 무기는 물론 핵무기도 탑재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일본 방위상도 최근 언론에 “최근 북한 미사일 실험의 변칙적인 궤적은 해상과 육상에서 미국의 기술을 적용한 일본의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보내며 트럼프 대통령을 구슬리는 것은 북한이 제재 속에서도 무기 능력을 증강시키기 위한 시간을 벌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합의의 맹점을 꽤 똑똑하게 이용하고 있다”며 “원격 발사돼 빠르게 저공비행하는 미사일은 방어 시스템을 작동하는 데 이어 ‘악몽’이나 마찬가지로, 이런 기술들이 장거리 미사일에 적용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은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시험발사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핵을 가진 북한과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라고 생각해온 것을 날려버리고 그에게 굴욕을 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약속 위반이 아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하는 시험발사”, “김 위원장은 미사일 발사를 좋아한다” 등의 발언을 내놓아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최근 사석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동조하게 되는 것이 아닌지를 우려하고 있”고 털어놨다고 NYT는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공식석상에서는 “(비핵화의) 길에 난관들도 있을 것이라는 잘 알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북한이 고체연료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예측 불가능한 경로로 운항하는 기술을 키우면서 이 ‘난관’들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스탠퍼드대 대니얼 스나이더 교수는 “북한이 단순히 정치적 메시지 발신을 위해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북한은 매번 발사 때마다 매우 명확하고 특정된 군사적 목표를 갖고 있으며, 배치 전 (운용) 시스템을 증명 및 시험하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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