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핵잠수함 도입 TF 운용” 첫 공식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1일 03시 00분


국방위 국감 보고자료에 명시
“北 SLBM 잠수함 추적에 가장 유용”… 핵사용 제한 한미원자력협정 관건
野 “이지스함, 미사일 6개 탐지실패”… 軍 “범위 벗어난건 공군-미군 탐지”

해군이 원자력 추진 잠수함(핵잠수함) 확보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운용 중이라고 처음으로 밝혔다. 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로 북한의 위협이 높아진 가운데 이를 효과적으로 감시 대응하기 위한 핵잠수함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어서 실제 확보 여부가 주목된다.

해군은 10일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원자력 추진 잠수함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라면서 TF 운용 사실을 명시했다. 심승섭 해군참모총장도 이날 국감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장기간 수중 작전이 가능하다. 북한 SLBM 잠수함을 탐지하고 추적·격멸하는 데 가장 유용성이 있다”고 했다. “유용성과 필요성이 충분히 있다고 연구 결과에 나와 있다”고도 했다.

해군이 2017년 말 민간단체인 자주국방네크워크에 발주한 ‘한반도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유용성과 건조 가능성 연구’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핵잠수함은 예산 1조3000억∼1조5000억 원을 투입해 7년 안에 개발할 수 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미국은 98%까지 농축된 우라늄을 핵잠수함 연료로 쓰고 있어 연료 재장전 없이 영구적인 수중 작전이 가능하다”며 “한국은 미국과 달리 작전 반경이 좁은 편인 만큼 5%까지 농축된 우라늄만 확보하면 연료를 아껴 쓴다는 전제하에 6개월까지도 재장전 없는 작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핵잠수함 도입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단 분석도 있다.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르면 한국은 20%까지 농축된 우라늄을 핵연료로 확보할 수 있지만 ‘평화적 이용’으로 제한돼 있다. 미국이 핵잠수함의 핵연료를 무기가 아닌 단순 연료로 보고 우라늄 농축을 용인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된다.

한편 자유한국당 정종섭 의원은 “북한이 5월 4일부터 (10일) 현재까지 탄도미사일 등을 11차례 발사했지만 해군 이지스함은 이 중 5차례밖에 탐지하지 못했다”고 지적해 한국 이지스함의 대북 작전 능력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이에 심 총장은 “이지스함이 탐지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됐을 때는 100% 탐지했다”고 말했다. 해군 관계자는 “이지스함이 정비 중이었거나 미사일 비행 경로가 이지스함 레이더 탐지 범위를 벗어날 경우 탐지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그럴 경우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등 공군 자산과 미군 탐지자산 등 합동 전력이 북한 발사체를 포착해 탐지 공백은 없었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해군#핵잠수함 도입#태스크포스#국방위원회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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