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맞대응’ 위협… 美 정찰기 사흘째 출격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1일 03시 00분


실무협상 결렬뒤 다시 긴장고조… 北 “美에 대응할수 있지만 자제중”
美, 첨단 정찰기 한반도 잇단 급파… 이동발사대-SLBM시설 집중감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5일 결렬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한반도 주변에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추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에 나설 것으로 보고 감시전력을 한반도에 잇달아 급파하고 있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추가 도발 가능성을 재차 거론하고 나섰다.

해외 군용기 추적 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10일 오전 미 공군의 조인트스타스(JSTARS) 정찰기 1대가 ‘한반도 임무(Korean peninsula mission)’차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를 이륙했다. 당초 다음 주 작전이 예상됐으나 앞당겨진 것. 군 안팎에선 동·서해와 수도권 일대를 비행하면서 휴전선 이북에 있는 육상 이동식발사차량(TEL)과 원산·신포 일대의 SLBM 관련 시설을 정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미군은 8, 9일 RC-135S(코브라볼) 정찰기를 한반도 인근 동해상에 투입해 북한을 정찰했다.

이와 관련해 미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9일(현지 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2일 진행된) 북극성-3형 SLBM 발사가 북한의 첫 탄도미사일발사잠수함(SSB)의 진수(launch)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SLBM은 북-미 비핵화 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워싱턴의 대북 압박이 거세지자 북한 외무성은 10일 오후 담화를 내고 “(2일 이뤄진 ICBM인) 미국의 미니트맨3 발사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우리의 자위권에 속하는 정당한 조치만을 걸고 드는 것은 엄중한 도발”이라며 “같은 수준에서 (ICBM, SLBM 시험 발사로) 맞대응해 줄 수 있지만 그 정도까지의 대응 행동이 불필요하거나 시기상조라는 판단 밑에 자제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갑자기 북-미 간 신경전이 고조되자 정부는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여부만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실무협상 결과를 파악하기 위해 방미했던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오후 귀국해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언급한 2주 내 실무협상 재개 여부와 관련해 “(열릴지 말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북미 실무협상 결렬#미국 정찰기#icbm#북한 미사일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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