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SIS 보고서에 명시
“제재 완화 노린 외교적 압박 전략… 향후 핵실험-SLBM 도발 가능성”
북한이 7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시행한 ‘중대한 시험’과 관련해 액체연료 로켓 엔진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미국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11일(현지 시간) 북한 전문 웹사이트 ‘분단을 넘어’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서해에 위치한 엔진 시험대에서 액체연료 로켓 엔진을 시험했다”고 명시했다. 또 “엔진 시험대를 관찰했을 때 눈에 띄는 손상이 없고, 스탠드의 배기가스 편향기(Deflector) 부근 식물이 연소된 것으로 볼 때 최근 시험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 이번 시험이 고체연료 로켓 엔진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된 것에 대해서는 “고체로켓 엔진 시험의 경우에는 보통 서해가 아닌 동해안에 위치한 마군포 고체로켓 전동 시험시설이나 다른 장소에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시각적 지표들을 고의적으로 최소화했다”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놀라게 하고 협상 마감 시한인 연말 이전에 제재 완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외교적 압박 전략의 하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구의 북한 분석가들이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실험을 했다는 점에서다.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이번 시험은 11월 이후에 준비됐다고 덧붙였다. 발사장 주변에 설치된 열차 궤도와 가림막 등을 통해 외부 노출도 최소화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향후 핵실험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연, 고체연료 로켓 모터 시험 등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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