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중국 간 날… 美 정찰기 대북 감시 비행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0일 03시 00분


北 ICBM 도발 움직임 추적… 비건, 北접촉 가능성 답변 안해
靑 “23일 베이징서 한중 정상회담”

‘연말 시한부 협상’을 경고한 북한의 고강도 도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해군의 EP-3E 정찰기가 19일 한반도 상공에 전개됐다. 북한에 공개접촉 제안을 보냈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국을 떠나자마자 한반도에 미 정찰전력이 다시 날아든 것이다.

군용기 추적 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이날 EP-3E 1대가 한반도 상공 7.6km 고도에서 대북 감시비행을 했다. 이 정찰기는 전파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주임무다. 미사일 발사 전후 방출되는 전자신호와 핵실험 때의 전자기 방사선 신호를 포착한다.

앞서 북한이 예고한 대로 성탄절을 겨냥한 모종의 도발 징후를 파악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군 소식통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의 발사 움직임을 집중 감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정찰기가 한반도에서 작전을 펼친 것은 12일 미 공군의 미사일 감시 정찰기인 코브라볼(RC-135S) 이후 엿새 만이다. 일각에선 비건 대표가 15∼17일 방한해 북한에 대화 메시지를 발신했지만 북한이 침묵으로 일관하자 미국이 대북 감시의 고삐를 다시 조이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중국을 방문한 비건 대표는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해 북한과의 접촉 가능성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떤 답변도 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비건 대표가 베이징에서 북측과 비공개로 접촉하거나 직접 평양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나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베이징에 도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날 평양발 고려항공기엔 북한 고위층 인사는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나리 기자
#미국 정찰기#대북 감시 비행#한중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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